[공동부유 늪 빠진 中]'홍색규제'에 떠는 한국 기업들

이준기 기자I 2021.09.09 18:57:11

中진출 기업들 "외자기업도 영향받을 수도" 우려
"생산거점 동남아行 분위기 더 거세질 것" 전망도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이준기 김상윤 신중섭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분배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공동부유’(共同富裕) 국정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자칫 공동부유발(發) 규제의 칼날이 자국기업을 넘어 외자기업으로까지 향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갈등 등의 여파로 생산거점을 동남아로 옮기는 분위기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일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과 함께 가장 큰 고객인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생산시설이 중국에도 있는 만큼 공동부유 기조가 반도체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자기업까지 영향을 받는다면, 이는 국가 간 이슈로 확대되는 셈”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이 급성장하는 자국기업에 기부 명목으로 돈을 마구 거둬들이는데, 언젠가는 외자기업에도 그렇게 접근하지 않을까 싶다”며 “당장 외자기업에도 기부 등을 압박할 경우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되는 탓에 후순위로 밀린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시 주석의 공동부유 선언 이튿날인 지난달 18일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는 500억위안(약 9조원)을 기부하겠다고 했고,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는 100억위안(약 1조 8000억원)을 농촌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시 주석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알리바바는 무려 1000억위안(약 18조원)을 들여 ‘공동부유 10대 행동’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반년 치 순이익에 달한다.

반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중국 당국이 자국기업 통제에 혈안이 돼 있는 탓에 당분간 외자기업에까지 신경을 쓰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중국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스마트폰과 TV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만큼 (중국 당국의 움직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도 팽배하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는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단 중국에 진출한 게임 등 한국기업 플랫폼이 위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가뜩이나 스마트폰·자동차 등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등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공동부유 논란까지 겹쳐 생산거점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옮기는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우리 기업에 기부 등을 요구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도 “향후 중국 당국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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