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스트리머 위법행위에 칼 빼든 트위치…아프리카TV는?

노재웅 기자I 2021.04.08 16:42:16

극단적 혐오·폭력·성범죄 등 방송과 무관해도 제재
인터넷 방송 도피처로 활용했던 방송인 청산 의지

지난해 말 고(故) 개그우먼 박지선 외모 비하 논란에 휩싸인 BJ철구가 방송에 복귀한 모습. 사진=아프리카TV 영상 캡처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스트리머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칼을 빼들었다. 비단 인터넷 방송 중에 노출된 잘못된 언행뿐 아니라 방송 밖에서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큰 물의를 저지르고도 인터넷 방송을 도피처로 삼아 제2의 삶을 영위했던 인터넷 방송인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근절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일 트위치는 사용자가 트위치 외부에서 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도 계정을 무기한 정지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행동 정책을 발표했다.

트위치가 밝힌 행동 정책에는 △폭력과 폭력적인 극단주의 △집단에 대한 폭력 명시 혹은 위협 △알려진 증오(혐오) 그룹의 리더십 또는 멤버십 △동의하지 않은 성적 행위 △아동에 대한 성적 착취 △트위치 커뮤니티의 안전을 훼손하는 행동 등을 위법 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극단적 여성·남성 혐오 발언이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 등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

트위치는 이러한 위법 행위를 할 당시 사용자가 트위치 사용자가 아니었더라도 관계없이 시행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필요에 따라 심각한 범죄의 경우 제3자 법률 전문가를 고용해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트위치의 강력한 조치는 지난해 수십명의 유명 트위치 스트리머가 사람들을 학대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비난이 제기된 것에 따른 대응이다. 알렉시스 케네디, 제레미 소울과 같은 업계의 영향력 있는 스트리머들이 방송 활동 이전에 성폭행을 했음을 고발한 사태가 이어지면서 트위치 플랫폼의 책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국내도 위법천지 된 인터넷 방송

국내의 경우에도 트위치를 비롯해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방송인들의 비슷한 사례가 사회적 이슈로 수차례 조명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방송 중 출연진 폭행 논란, 에디린 성희롱 논란, 고 박지선 비하발언 등 다양한 물의를 일으켰던 BJ철구는 아프리카TV 애청자수 149만명, 유튜브 구독자수 143만명을 보유한 채 여전히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BJ시조새가 지난 2월 브라질에서 현지 여성의 몰카를 찍었다 브라질 현지 SNS 사용자들에게 뭇매를 맞았고,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BJ거루도 지난해 10월 복귀해 지금도 ‘BJ대상’ 배지를 배너에 걸고 정상 활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트위치에서 선제적으로 사용자 제재 정책을 발표한 만큼, 국내에서도 여러 국산 플랫폼들이 이와 유사한 형태의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을 수립할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