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아이티서 갱단이 교도소 습격…4000여명 탈옥, 최소 10명 사망

이재은 기자I 2024.03.04 16:57:15

700명 규모 교도소에 3687여명 수감돼
정부, 비상사태 선포…‘사태 수습할 것’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진 아이티에서 갱단들이 교도소를 습격해 수천명이 탈옥하고 최소 10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1일 아이티의 수도 프로토프랭스에서 한 남성이 불타는 잔해를 뒤로하고 바이크를 몰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갱단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국립교도소를 습격해 재소자 100명을 제외한 3800여명이 탈옥했다.

AFP통신은 국립교도소를 방문한 자사 특파원이 10여구의 시신을 확인했다면서도 교도소는 문이 열려 있는 상태였고 안에는 교도관을 비롯한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지난달 29일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이후 숨진 이들 중 4명은 경찰관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갱단의 폭동이 격렬해지며 인터넷 연결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교도소에 남기로 선택한 일부 재소자 중에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18명의 전직 콜롬비아 군인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몇 명이 도주했는지는 불명확하다면서도 교도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도주 중인 재소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티 인권 단체인 RNDDH의 수치를 언급하며 해당 교도소는 재소자 700명 규모로 지어졌지만 지난해 2월 기준 해당 교도소에는 3687명이 수용돼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인 르 누벨리스트에 따르면 갱단들은 해당 교도소를 공격하기 전인 지난달 29일부터 드론을 이용해 내부 상황을 정찰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치안 안정 해법을 찾기 위해 케냐로 출장을 간 사이 수도 프로토프랭스에서 일어난 갱단의 폭동으로 재소자들이 빠져나와 텅 비어 있는 교도소의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갱단이 이번 폭동을 일으킨 배후에는 군과 경찰에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 체포를 요구한 지미 셰리지에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경찰인 셰리지에는 포르토프랭스 일대 갱단 연합체인 ‘G9’의 우두머리로 ‘바비큐’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폭동은 앙리 총리가 자국의 치안 유지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케냐로 출장을 간 사이에 일어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이티에 케냐 주도의 경찰을 투입하는 다국적 임무를 승인하는 결의를 지난해 10월 채택한 바 있다.

1일 아이티 수도 프로토프랭스에서 앙리 총리에 항의하는 시위로 차량이 파괴된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반정부 시위와 폭동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앙리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이 숨지기 이틀 전 새로 지명한 인물로 취임 이전 클로드 조제프 전 총리와 갈등을 겪었지만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 정식으로 총리가 됐다. 조제프 전 총리는 모이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마르틴 모이즈 등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된 인물이다.

다만 모이즈 대통령 사망 이후 치안이 더욱 악화하고 물가가 치솟던 와중 앙리 총리가 지난달 8일 퇴진을 거부하며 반정부 시위대의 대응 수위는 한층 격렬해졌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며칠간 갱단의 폭동으로 아이티 주민 1만 5000명이 터전을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티 정부는 3일 밤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야간 시간대 통행금지 조치를 내리고 효력이 발생하는 72시간 동안 재소자들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