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발전에 휴가까지…'전력 대란 올까' 준비 나선 산업계

박순엽 기자I 2021.07.20 16:10:47

산업부 “이번 주, 올여름 최저 전력 공급 예비력”
대규모 정전 사태 우려…기업들은 대응책 마련
자체 발전·ESS 이용…전체 휴가로 대응하기도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우려가 나오자 산업계도 관련해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최악의 상황엔 10년 전 순환 정전과 같은 전력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에 전력 사용량이 많고, 생산 라인을 멈출 수 없는 기업들은 자가발전 설비와 전력저장장치 등으로 비상사태를 준비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한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따르면 이번 주 올여름 예비전력이 최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는 이번 주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할 경우 예비력이 4.0~7.9GW(전력 공급 예비율 4.2~8.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예비력이 5.5GW 아래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되는데, 산업부 전망대로라면 2013년 8월 이후 8년 만에 비상단계가 발령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주 이른 무더위 등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지난 15일 이후 예비력이 안정권인 10GW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1일과 22일엔 한낮 기온이 섭씨 36도까지 치솟을 예정이어서 전력 수급에 첫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전력 수급 상황에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순환 정전이 단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정부는 전력 공급 예비율이 5%대로 하락하자 전국적인 대정전 사태를 방지하고자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끊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여러 불편을 겪었고, 일부 공장의 생산 라인이 멈춰 서면서 산업 전반의 피해도 컸다.

산업계 전반에선 순환 정전 같은 전력 대란 사태가 재연되면 생산 차질 등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가발전 설비와 전력저장장치(ESS) 등을 이용해 전력 수급난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의 휴가 일정을 맞춰 전력 수급난을 피하겠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철강업계 중 전기로를 운영하는 현대제철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당진제철소에 자가발전 시설을 갖춰 전력 수요가 큰 시간대엔 자가발전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별로 전력 예비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자가발전 시설은 부생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차 발전을 이용하고 있어 전력 수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체 정유공장 수요 전력의 40%까진 자가 발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말 특이한 상황이 아닌 이상, 일반적인 전력난 정도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비상 시 자체 보유하고 있는 발전기를 추가 가동하고, 전기를 모터 대신 스팀을 사용하는 터빈으로 동력 시설을 전환할 예정이다.

조선업계는 이른바 ‘피크타임’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설비의 운영을 조절하고, 공정에 영향이 없는 기기의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력 부하를 방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10MW 규모의 비상 발전소와 24MW 규모의 ESS로 단전 시에도 비상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음 주부터 2주간 전 직원이 휴가에 들어가면서 전력 수급난이 심한 기간을 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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