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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트럼프와 약속한 위스콘신 공장 투자액 93% 삭감

방성훈 기자I 2021.04.21 16:31:25

2017년 약속한 투자액 100억弗→6억7200만弗
일자리 창출 목표 1.3만개→1454개…10분의 1토막
위스콘신 세금 혜택도 28.5억弗서 8000만달러로 줄어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 아이폰 위탁 제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위스콘신주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짓기로 한 제조단지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지난 2017년 7월 약속했던 투자액 규모를 100억달러에서 6억 7200만달러로 크게 낮춰 위스콘신주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폭스콘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7월 미국 위스콘신주에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생산하기 위한 100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를 통해 총 1만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위스콘신주는 15년간 28억 5000만달러 세액 공제 혜택 등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 폭스콘의 대규모 투자 계획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일자리 창출 어젠다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공장 설립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미 제조업 부활을 위한 자신의 대표 치적으로 적극 홍보했다.

폭스콘은 새로운 계약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일자리 1만 3000개 창출 목표도 1454개, 10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위스콘신주가 제공하기로 했던 세금 감면 혜택도 80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새로 출범한데다, 4년 전 합의를 이끌었던 양측 대표가 부재한 현 상황이 투자 규모 축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합의 당시 폭스콘을 이끌었던 궈타이밍 회장은 2019년 퇴임했으며,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전 주지사도 2018년 민주당 토니 에버스 주지사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폭스콘은 “2017년 협상 당시 예기치 못한 시장의 변동이 있었다”며 위스콘신주와의 새로운 합의에 대해 “글로벌 시장 상황의 변화에 대응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유연성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스콘신 공장을 데이터 인프라 하드웨어 제조단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공장인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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