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은 일제 특별고등경찰"…중앙지검 평검사 작심 비판

이연호 기자I 2021.03.02 13:23:05

성기범 서울중앙지검 검사 검찰 내부망에 비판 글 게재
"중수청은 경찰 조직 하나 새로 만든 것"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고안한 조직"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여당이 이번 주 발의를 준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강력 반발한데 이어 일선 평검사도 중수청에 대해 “특별고등경찰이라는 구(舊) 일본제국의 유령을 소환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열린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기범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 검사는 전날 밤 늦게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중수청 : 일제 특별고등경찰의 소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중수청은 특별고등경찰(특고)과 다를 바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 검사는 “국회의원 황운하 등 21인의 발의자 등이 지난 수개월 간 저로 하여금 계속 검사 게시판에 댓글을 달게 만들더니, 급기야 글도 쓰게 만들었다”며 “이 사람들이 구 일본제국의 유령을 소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검사는 “특고는 일제가 지난 1910년 천황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사상범 사찰·수사 등을 맡던 고등경찰을 확대 개편해 꾸린 조직”이라며 “지방단체장은 물론 소속 경찰부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내무대신에게 직보하는 업무 체계를 가졌다”고 전했다. 또 “일제 강점기에는 사법권이 경찰력을 통제할 방법이 별로 없었으며, 특고는 천황의 통수권 아래에 있는 군에 준해 독립성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성 검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는 사법경찰에 대한 유효한 통제방법을 상당 부분 잃었다”며 “그렇게 검사의 소중한 사명을 쏙 빼낸 다음 중수청이라는 또다른 괴물이 이제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고가 가진 위상, 직무를 그대로 가지게 된 중수청을 검사는 물론 아무도 통제하지 못한다”며 “특고는 오히려 사상범만 국사범이랍시고 잡아 넣었다. 각설하고, 그러니까 중수청은 특고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수청이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고안해 낸 조직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수청도 검사는 물론 누구로부터 통제를 받지 않는 수사기관이자 특정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고안해 낸 조직”이라며 “특정한 사안만을 담당하는 별도 조직으로 대놓고 하나의 경찰 조직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치국가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림이 이번 중수청법 제안에서도 역력히 보인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윤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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