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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개발 중환자 인공호흡기로 세계톱5 진입

유근일 기자I 2015.12.29 16:23:16

중환자 인공호흡기 전문 멕아이씨에스 김종철 대표
"중국 및 미국 진출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 세계 시장 5위가 목표"
"중환자 의료 분야 개척, 제2의 메디슨 될 것"

[파주(경기)=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호흡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심장 이상이 생긴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곳이 중환자실이다. 이 중환자실의 필수 장비인 호흡치료기 분야는 의료기기 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손꼽힌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선두 주자인 지멘스나 메드트로닉 등도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다. 다른 의료기기 분야와는 달리 스웨덴의 예팅에(Getinge), 독일의 드래거(Draeger) 등 전통적 인공호흡기 업체 4개사가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다.

이 난공불락의 호흡치료기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국내 의료기기 업체가 있다. 자체 기술로 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멕아이씨에스(058110)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 중국 연태시 연태경제기술개발지구와 현지공장을 설립키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멕아이씨에스는 같은 날 해외 시장 공략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스닥 시장에도 첫 발을 내딛었다.

최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만난 김종철(50·사진) 멕아이씨에스 대표는 “아시아 지역에서 병원용부터 가정용까지 인공호흡장치의 모든 제품군을 확보한 기업은 멕아이씨에스 뿐”이라며 “기술성을 무기로 5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중환자 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 5대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상장한 매출 70억원·영업손실 3억원(2015년 3분기 기준) 남짓의 중소 의료기기업체의 포부치고는 큰 목표다. 김 대표는 “5년 전 첫 제품을 출시해 꾸준히 시장을 두드린 결과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병원의 재구매 의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터키 등 해외 시장에서는 앙카라 수도 대학병원 등 가장 큰 병원에도 제품을 파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가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 인증을 받은 이 회사의 인공호흡기는 터키·이란·콜럼비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증 화상전문병원인 구로성심병원과 부산대병원 등 종합병원에 공급됐고 대구파티마병원 등은 재구매를 하기로 결정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멕아이씨에스의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MV2000 (사진=멕아이씨에스)
이 회사의 인공호흡기에는 공기를 주입해 단순히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폐 손상 환자의 치료를 위한 기능도 담겼다. 인공호흡기 사용을 위해 환자의 기도를 절개하는 방식의 침습방식이 아닌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전달하는 비침습방식을 도입한 것도 장점이다.

그는 “기술 개발 과정 12년 중 7년 동안은 한 푼도 못 벌고 개발에만 집중했다”며 “그 과정에서 개발에 3차례나 실패하는 등 회사가 망할 위기도 여러차례 이겨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중환자 의료기기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야 말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이야 망하지 않은 것이 고마울 정도지만 개발에 성공한 이상 중환자 의료기기 분야를 개척하는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한양대 전자통신공학과를 졸업한 후 LG전자(066570)를 거쳐 1993년부터 메디슨에서 초음파 진단기 개발에 참여했다. 메디슨 재직 당시 자회사인 바이오시스에서 연구소장을 맡아 환자감시장비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8년 멕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멕아이씨에스는 환자감시장비에서 중환자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이후 바꿔단 이름이다.

그의 목표는 멕아이씨에스를 메디슨(현 삼성메디슨)과 같은 중견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초음파 의료기기 분야를 개척해 현재 국내 의료기기 분야의 다양한 인력을 배출한 메디슨처럼 멕아이씨에스도 중환자 의료기기 분야에만 집중해 국내 중환자 산업의 영속성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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