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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두산솔루스에 2900억원 지분 투자..2차전지사업 확대

김영수 기자I 2020.09.23 15:06:57

두산솔루스 경영권 지분 인수에 LP로 참여
향후 투자회수 대비 우선매수권 보유할 듯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롯데그룹이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004000)을 통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336370)에 29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2차 전지사업 진출을 노려왔던 롯데그룹으로선 향후 스카이레이크가 투자회수(EXIT)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콜옵션(우선매수권)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롯데정밀화학은 공시를 통해 스카이레이크가 설립·운영하는 ‘스카이스크래퍼 롱텀 스트래티직 사모투자 합자회사’와 공동(LP)으로 두산솔루스 경영권 인수 거래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2900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19.42%에 해당한다. 스카이레이크는 이달 초 두산솔루스 지분 53%를 698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OLED 소재로 쓰이는 전자재료제품을 사업부로 두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국내 OLED 전자소재사업 시장 점유율 1위인 두산솔루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차전지 사업 분야에서 다른 대기업에 비해 뒤처져 있던 롯데그룹으로선 이번 두산솔루스 지분 투자로 향후 미래성장동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헝가리에 11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양극박 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롯데알미늄 등 투자 행보만 놓고 본다면 향후 배터리 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솔루스 헝가리 전지박 공장 건설현장. (사진=두산솔루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6월 두산솔루스가 공개 매물로 나왔을 당시 인수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가격 눈높이 차이로 불참했다. 하지만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고심을 거듭한 끝이 이번 지분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양극재·음극재를 생산하는 일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실패한 것도 이번 지분투자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이번 지분투자로 향후 스카이레이크가 투자회수에 나설 경우 공동투자자로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카이레이크 역시 향후 투자회수뿐 아니라 든든한 전략적 투자자를 얻었다는 점에서 양측이 서로 ‘윈-윈’하는 인수 구조가 됐다.

한편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를 글로벌 대표 전기차 핵심 소재 종합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연내 최대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헝가리 공장의 생산능력을 현 1만 톤(t)에서 오는 2022년에는 약 3만 톤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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