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먼저다"…첫 대외 공식행보로 'SSAFY' 택한 JY

이준기 기자I 2021.09.14 16:44:52

삼성, 3년간 '직접 고용 4만명'+'고용 효과 3만명' 선언
김부겸 "고 이건희 회장, 인재 매우 중요하게 여기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멀티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은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 ‘청년희망ON 프로젝트’ 사업에 KT에 이어 2호 기업으로 참여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준기 배진솔 기자]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대외 공식행보의 방점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찍혔다. 지난달 13일 가석방 출소 이후 32일 만이다. 연결고리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사회공헌(CSR) 활동 가운데 가장 애착을 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다. 지난달 삼성이 발표한 4만명 청년 직접 고용 계획에 더해 정부가 추진 중인 ‘청년희망ON’ 프로젝트에 동참, SSAFY 등을 통해 3만명의 청년 일자리를 추가로 만드는 효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재계 안팎에선 출소 이후 주로 내부 현안을 챙겨왔던 이 부회장이 ‘청년 일자리 창출’ 화두를 전면에 내세워 드디어 대외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문재인정부와 삼성이 손을 맞잡고 의기투합한 모양새란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3년간 7만개 일자리 창출 공언한 이재용

이 부회장을 태운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역삼동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 도착했다. 11시40분 예정된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간담회를 위해서였다. 이 부회장은 행사장 1층 로비에 나와 김 총리를 마중했으며,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 부회장은 첫 대외 경영복귀와 행사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행사엔 정부 측에선 김 총리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삼성에선 이 부회장과 성인희 사장, 이인용 사장 등이 자리했다.

삼성은 이날 정부가 추진 중인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인 ‘청년희망ON 프로젝트’ 사업에 2호 기업으로 참여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삼성은 향후 3년간 청년 일자리 3만개 창출 효과를 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SSAFY 교육생을 현재 연 1000여명 수준에서 내년엔 2배인 2000여명까지 증원하는 한편, 청년 창업지원을 하는 ‘C랩 아웃사이드’,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지역청년활동가 지원사업 등 신규 사업을 통해서다. 이와 별도로 올해부터 비수도권 지역의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데이’ 행사 후원을 시작하고 지역 NGO를 지원하는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가해 청년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겠다는 게 삼성의 구상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멀티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현장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핵심은 SSAFY다. 삼성이 30세 미만 취업준비생 청년을 대상으로 1년간 차세대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을 위해 마련한 과정으로, 이 부회장이 직접 챙길 만큼 CSR 활동 중 가장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미취업 교육생들에게 삼성이 매달 100만원씩 파격적인 교육보조금까지 지급하는 등 가장 많은 예산도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취업 기회 확대와 함께 장기적으로 첨단산업 인력 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이 부회장이 2018년 발표한 ‘동행’ 비전에 따라 같은 해 8월 시작한 SSAFY는 서울·수도권, 중부권(대전), 전라권(광주), 경상권(구미)에 이어 동남권(부산)에도 캠퍼스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1~4기 교육생 2087명이 수료했으며, 이 가운데 77%인 160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대부분 삼성전자·네이버·쿠팡·신한은행 등 굴지의 대기업에 잇따라 입사했다. 일부 기업은 ‘SSAFY 우대’ 전형까지 만들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CSR 활동이 우리 사회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CSR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故이건희 회장까지 소환하며 치켜세운 김부겸

이날 행사는 지난달 13일 가석방 출소 후 꼬박 32일 만에 이 부회장이 첫 대외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이란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주로 자택과 서초사옥을 오가며 내부 현안을 챙겨왔던 이 부회장이 드디어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재계 안팎에선 “‘청년 고용’이란 시대적 화두에 부응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사실 김 총리는 이 부회장 경영복귀의 최대 후원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면 따라야 하지만 이미 가석방된 이 부회장의 활동을 금지하는 건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고 했었다.

김 총리는 이날 간담회 이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소환하며 삼성을 치켜세웠다. 김 총리는 “고 이건희 회장께선 인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다”며 “생전에 ‘기업의 모든 성공은 인재에 달려 있다’는 말씀을 강조하셨는데, 오늘 삼성이 큰 힘을 모아주신 것도 회장님의 그런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