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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분기 경제성장률 1% 전망…역대 두번째 최악 성적표

신정은 기자I 2022.07.14 16:21:39

중국, '제로코로나'상하이봉쇄' 혹독한 대가
2분기 전망치 0.9~1.4%…2년여만에 최저
하반기 반등 관건…추가 부양책 꺼낼까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제로코로나’의 혹독한 대가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우한 사태 충격이 컸던 코로나19 초기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성장동력 잃어가는 중국

로이터통신은 최근 약 50명의 경제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가 1.0%로 집계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이 17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전망치가 0.94%로 더 낮았다. 중국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WIND)는 1.4%로 예상했다.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 1분기(-6.8%) 이후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는 중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분기 GDP 성장률이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4.8%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전 분기 대비로 보면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GDP는 지난해 4분기보다 1.3% 증가했는데 2분기에는 1분기보다 1.5% 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제로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상하이 등 대도시를 봉쇄하며 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많은 도시는 봉쇄에 준하는 엄격한 통제를 지속해왔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중국 11개 도시가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 또는 부분 폐쇄한 상태이며 해당 도시 거주자가 1억1480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많은 공장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도로가 통제돼 물류에도 영향을 줬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소비를 줄였고, 부동산 경기 침체는 지속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속에 중국이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DB)
하반기 관건…추가 부양책 꺼낼까

문제는 중국이 하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다. 그나마 5월 이후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확산해 감염자가 늘어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이나 제조업 지표가 빠르게 회복된데 비해 내수가 확대되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가 연간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꺼낼 가능성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올해 1조 5000억위안(292조원) 규모의 지방 특별 채권을 추가로 발행할 수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인프라 사업에 주로 사용되는 지방 특별 채권 예산을 올해 3조 6500억위안으로 설정했는데 이중 1조 5000억위안 규모가 지난해 연말 미리 집행됐다. 남은 2조 2000억위안 규모는 9월 전에 발행이 마무리 되고 내년 예산에서 1조 5000억규모를 올해 미리 소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이 특별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재부관리50인포럼(CWM50)’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코로나 초기 방역 특별국채를 발행해 방역 지원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적이 있다”며 “현재 코로나 확산 정도와 방역 부담이 2020년 초와 맞먹고 일반 공공예산 지출을 단기간에 조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2조위안(약 389조원)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올 들어 중국 경제계에선 계속 이런 제안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20년 1조위안의 특별국채를 발행했고 작년에는 발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건 걸림돌이다. 자칫하다간 중국이 성장하지 않고 물가만 높아지는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어 중국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도 줄었다.

코로나 통제가 거듭되고 3분기 경제도 급격하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올해 목표치인 ‘5.5% 안팎’ 달성을 포기해야 할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2월 5.1%에서 지난달 4.3%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는 3분기에는 4.8%, 4분기에는 5.1%로 GDP 성장률이 반등하겠지만 연간 성장률은 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니에 원 화바오신탁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2분기 GDP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진 않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또 한차례 타격을 입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2020년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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