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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배상 책임없다"던 1심 파기…대법 최근 판단 반영

백주아 기자I 2024.02.01 16:11:28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앙지법 돌려보내
대법원 판단과 배치…"1심 문제 있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정당한 판결"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반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제한된다고 판단한 1심 판결이 파기됐다.

강길 변호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스미세키 마테리아루즈 등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선고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구회근 황성미 허익수)는 1일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80여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을 원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1심에 문제가 있어서 환송하는 것”이라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앞서 2021년 6월 “개인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에 의해 바로 소멸·포기됐다고 할 수 없지만 소송으로 이를 행사할 수 없다”며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대법원은 앞서 2018년 이춘식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고 1인당 1억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한 것과 배치된다.

선고 후 강제징용 피해자를 대리하는 강길 변호사는 “청구권의 정당성에 관한 실질적 내용을 판단하도록 환송한 것으로 정당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제노역 사실에는 다툼의 여지가 없지만 종사했던 기업을 입증할 자료가 일본 정부·전범기업에 편중돼 있다”며 “원고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 법원이 협조를 요구했으나 피고들이 소송 기술적으로만 받아들여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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