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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에체베리아는 2017년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테러 때 숨진 희생자 8명 가운데 하나다. 그는 당시 스케이트보드를 타러 외출했다가 런던 브리지에서 한 여성이 테러범의 공격을 받는 것을 목격하고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었다. 그는 스케이트보드로 테러범을 내려쳐 여성을 구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칼에 찔려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건이 알려지며 에체베리아의 용감한 행동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특히 그의 고국인 스페인에서는 에체베리아의 생애 마지막 24시간을 다룬 뮤지컬 ‘스케이트 영웅’이 제작됐으며 스케이트보드 공원과 광장에 그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2018년에는 스페인의 후안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카미노 신부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에체베리아를 성인 반열에 올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시성에 대한 여론이 조성됐다. 시성 시점을 사망 5주년 이후로 제한하는 로마 교황청 규정에 따라 지난 3일부로 조건이 충족되면서 에체베리아 시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유가족은 현재 스페인 가톨릭주교회의와 함께 로마 교황청에 제출할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가디언은 시성 대상을 확대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침에 따라 원만한 진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에체베리아의 아버지 호아킨 에체베리아는 “아들이 천국에서 뛸 듯이 기뻐하고 있을 것”이라며 “시성으로 아들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