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롯데알미늄, 물적분할 후 자금 유치 나선다..양극박 사업 박차

하지나 기자I 2024.02.26 17:01:27

주총서 양극박 사업부문 물적분할 통과
양극박 사업 본격 진출 후 실적 성장세
헝가리 공장 증설 및 美 공장 신설 추진
"물적분할 후 전문성 확보, 외부자금 유치"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양극박 등 사업의 물적분할을 추진 중인 롯데알미늄이 주총을 통과하면서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배터리 소재 사업 부문의 투자 확대 및 경쟁력 확보에 속도감을 낼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정 사업 분야를 물적분할하는 내용을 담은 ‘물적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이 찬성률 77%로 통과됐다.

분할대상 사업부문은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 부문과 캔·연포장·골판지·생활용품·PET병 사업 부문이다. 이번 결정으로 새롭게 신설되는 롯데알미늄비엠은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 부문을, 분할 존속회사인 롯데알미늄피엠은 이를 제외한 기존 캔·연포장·골판지·생활용품·PET병 사업 부문을 맡게 된다. 분할기일은 4월1일이다.

현재 롯데알미늄은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2차전지용 양극박 사업을 진행 중이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음극박은 구리, 양극박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양극박의 경우 알루미늄을 20㎛(미크론·1㎜의 1000분의 1) 이하로 매우 얇게 가공해 만든다.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사업 본격 진출 이후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0년 7391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2021년 7696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8584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억원에서 216억원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제과, 식음료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추고 있었으나 성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각된 것이다.

다만 알루미늄박의 경우 동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양극박은 2차전지 소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에 불과하지만 향후 나트륨배터리나 전고체 배터리 등에도 적용될 수 있어 향후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지난 2020년 안산 1공장에 280억원을 들여 1만2000톤(t)규모의 2차 전지 양극박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기존 식품용 알루미늄 생산 라인과 분리된 배터리용 전용 알루미늄박 생산 설비를 갖추게 된 것이다.

같은해 헝가리에 1100억원을 투입해 연산 1만8000t 규모의 양극박 생산 공장 설립에 돌입했다. 이후 유럽지역 2차전지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말까지 1만8000t 규모의 2단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롯데케미칼과 손을 잡고 미국 켄터키 주에 연간 3만6000t 규모의 미국내 최초 양극박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다. 33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롯데알미늄은 중단기적으로 추가 투자 자금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헝가리 추가 투자로 2026년까지 880억원, 미국 양극박 공장 설립으로 2024년까지 약 410억원의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알미늄이 물적분할 후 직접 상장 또는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은 모회사로부터 물적분할한 후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 역시 공시를 통해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부문에 관한 분할신설회사는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인적·물적·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외부 자금을 유치해 지속 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형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알루미늄박 부문 국내 신증설 및 헝가리법인 신규 생산공장 투자 등에 영업 창출현금을 상회하는 투자자금 소요가 있었다”면서도 “헝가리 법인 생산공장의 신설·증설, 미국 법인 양극박 생산공장 설립 등 알루미늄박 부문 양극박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중단기적으로 매출 규모는 과거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