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vs카카오, 동시에 북미 웹소설 인수 발표…콘텐츠로 한판

노재웅 기자I 2021.05.11 16:21:50

네이버, 왓패드+웹툰 사용자 1억6600만명 확보
웹툰에 선보였던 BM모델 왓패드 이식해 수익화
카카오, 웹툰 타파스·웹소설 래디쉬로 북미 공략
래디쉬 웹소설로 웹툰·드라마·영화 제작 기대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네이버(035420)와 카카오가 같은 날 동시에 북미 웹소설 플랫폼 인수 완료 소식을 알리며, 글로벌 콘텐츠 주도권을 쥐기 위한 IP(지식재산권)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035420)는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질세라 같은 날 카카오는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의 지분을 100%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세계 최대 IP 시장인 북미에서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로 한판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 “세계 최대 웹툰·웹소설사 합쳤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왓패드의 인수 건을 결의한 이후 한국, 미국, 캐나다 등 관련 기관 절차를 마무리해 이달 초 인수를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네이버는 약 6억달러(약 6700억원)에 왓패드 지분 100%를 사들였고, 이를 통해 글로벌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합친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왓패드는 월간 이용자 수가 9000만명에 달하고, 네이버웹툰은 7200만명이다. 네이버가 2014년부터 자체 육성한 웹툰 플랫폼 ‘웹툰’은 미국 내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왓패드 인수를 통해 1억66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와 창작물을 확보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창작자 약 570만명, 창작물 약 10억개 이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 취향의 독자들을 만족시키고, 양질의 원천 콘텐츠를 통해 IP 비즈니스에서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왓패드는 기본적으로 무료 플랫폼이기 때문에 아직 이용자 수 대비 매출이 큰 편은 아니다. 월간 순사용자수는 래디쉬(약 100만명)에 비해 비약적으로 많지만, 매출은 약 443억원으로 래디쉬(약 230억원)과의 차이는 2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네이버는 2013년부터 웹툰을 통해 선보였던 유료보기-광고-IP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PPS 프로그램(Page Profit Share Program)을 왓패드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왓패드 역시 2019년 미리보기에 한해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월 7.49달러를 내면 2권을 통으로 볼 수 있는 구독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인 수익 다각화에 노력했다.

양사는 향후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글로벌 영상 사업을 펼치는 스튜디오N, 왓패드 스튜디오의 협업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올해 기준 총 167개(네이버웹툰 77개+왓패드 90개)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번 인수를 통해서 웹툰과 왓패드 간의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네이버는 웹툰, 왓패드처럼 젠지가 열광하는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타파스·래디쉬 인수로 북미 진출 본격 시동

카카오는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래디쉬와 타파스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타파스에는 약 6000억원, 래디쉬에는 약 5000억원 등 총 1조1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웹툰은 타파스, 웹소설은 래디쉬를 양대 축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타파스는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으로,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5배 성장하는 등 급성장세에 있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카카오엔터는 타파스를 지난해 11월 해외 관계사로 편입했고, 이번에 지분 100%를 확보했다.

래디쉬는 2016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모바일 특화형 영문 소설 콘텐츠 플랫폼이다. 미국 시장에서 할리우드식 집단창작 시스템을 처음 이식해 ‘웹소설계 넷플릭스’로 불린다.

소설은 1인 창작물이라는 출판업계 고정관념을 뒤집은 것인데, 줄거리 담당, 집필자, 편집자 등 세분된 수십명의 작가진이 작품당 매일 3∼5회씩 에피소드를 연재하며 연재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매출의 90% 이상을 래디쉬 오리지널이 차지할 만큼 자체 IP(지식재산권)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래디쉬는 이번 인수를 통해 래디쉬가 가진 오리지널 IP가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노하우와 만나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6년부터 ‘김 비서가 왜 그럴까’ ‘사내맞선’ ‘나 혼자만 레벨업’ 등 인기 웹소설의 웹툰화 및 2차 창작물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 비즈니스 노하우에 영미권 시장에서 쌓은 래디쉬의 인사이트가 더해져, 북미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승윤 대표의 역량과 리더십이 카카오엔터의 글로벌 영향력을 넓히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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