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박' 테슬라 타고 달리는 LGD…車디스플레이 '신바람'

신중섭 기자I 2021.04.06 15:48:20

테슬라, 1분기 판매 18만4800대로 사상 최대
LGD, 모델3 등 복수 모델에 패널 공급
차량용 디스플레이 업계 '왕좌 굳히기' 박차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 1분기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거두면서 LG디스플레이(034220)도 함께 미소 짓고 있다. 주력 세단인 모델3를 비롯해 테슬라의 복수 모델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테슬라를 포함한 전기·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 현재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글로벌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목표다.

테슬라의 모델 Y 차량 실내 모습과 중앙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사진=테슬라)
테슬라 판매량 사상 최대…車디스플레이 공급 LGD ‘미소’

6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1분기 18만4800대 차량을 인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17만7822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인 18만570대보다도 웃돈다. 테슬라의 작년 전체 출하량은 49만9550대로 테슬라 측은 올해 50% 이상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판매 실적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테슬라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인 LG디스플레이도 덩달아 매출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내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로 △차량 작동 상태를 표시하고 제어하는 차량용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계기판(Cluster)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정보 및 오락용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RSE)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테슬라의 주력 세단인 모델3뿐 아니라 모델S 등 프리미엄 라인업 모델 등의 터치스크린과 계기판용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6년 테슬라 모델3 중앙 콘솔에 탑재될 15인치 터치스크린을 공급하기로 테슬라와 합의한 바 있다.

올해 국내 출시된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에도 모델3와 동일한 15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있다. 이 터치스크린은 모델3·모델Y 내부에 설치된 유일한 디스플레이로 계기판 역할과 함께 주요 기능 조작을 담당한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모델S·모델X는 중앙 터치스크린뿐 아니라 계기판과 2열에도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수리·교환용 패널도 함께 공급되는 만큼, 테슬라에 실제 공급된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수는 1분기 차량 판매량인 18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모델에 따라 한 대당 1개의 패널이 아닌 여러 개의 패널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며 “함께 제공되는 수리용 패널까지 포함하면 인도된 차량 숫자의 최소 몇배에 달하는 패널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P-OLED 등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글로벌 선두 굳히기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선점을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 다임러 벤츠·BMW·현대기아차·도요타·혼다·테슬라·GM 등 글로벌 톱 완성차 업체 및 전장업체 등에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공략 중이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1분기 누적 판매 1억대를 돌파하는 등 수년째 ‘차량용 디스플레이’ 업계 글로벌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인치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 점유율 25.1%, 매출 점유율 25.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인테리어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 고화질·대화면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2016년 60억 달러 규모였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0년 약 64억 달러(7조1700억원), 2025년에는 약 95억 달러(10조6000억원)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하량 역시 2020년 1억2500만대에서 2025년 1억900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기반의 고해상도 LCD △화질·디자인 자유도가 강점인 ‘P-OLED’(플라스틱 OLED) 제품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안전 등과 직결돼 있어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후발주자가 추격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는 것도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호재다.

특히 집중하고 있는 것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P-OLED다. 현재 초 프리미엄급 차량에 탑재되고 있는 P-OLED는 LCD 대비 화질, 시야각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스런 곡면 구현이 가능해 인체공학적 곡선 디자인이 많은 차량 디스플레이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 캐딜락의 2021년형 에스컬레이드 차량에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P-OLED로 만든 디지털 콕핏이 탑재됐으며 신형 벤츠 S클래스의 센터페시아에도 12.8인치 P-OLED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의 등장으로 ‘디지털 콕핏’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내연 기관 부품에 따른 불필요한 공간이 사라지면서 20인치 이상 초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도 확대되는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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