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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건전성 좋은 지금...구조조정 시작해야”

노희준 기자I 2021.07.26 16:07:31

금융연구원 보고서...향후 구조조정 기업 확대 우려
지난해 구조조정대상 기업 157개...전년보다 53개↓

(자료=금융연구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현재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이 양호할 때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향후 구조조정 대상 기업수가 크게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무상태 악화 기업 증가 가능성에 대비한 향후 기업구조조정 추진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구정한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의 전반적인 회복세에도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전기·전자, 의료 화학 등 일부 업종의 영업실적 호조로 지난해 2019년 4.1배에서 2020년 4.6배로 소폭 상승했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 기업 비중은 같은기간 35.1%에서 39.7%로 확대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대돼 2020년에는 50.9%에 이르렀다. 아울러 4년 이상 이자보상배율 1미만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기업 비중은 2010년 9.4%에서 2020년 13.5%로 상승해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이자지급능력이 악화된 기업이 확대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 대상을 기업을 골라내는 은행의 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서는 구조조정 대상인 부실징후기업이 수가 외려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면서 신용위험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부실징후기업수는 157개로 전년(210)보다 53개 줄었다.

구정한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영향) 고려 없이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수행할 경우 향후 구조조정 대상기업 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잠재적으로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세부평가 대상 기업 수는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부평가 대상기업수는 지난해 3508개로 전년(3307개)보다 201개 불어났다. 은행은 신용위험평가에서 먼저 기본평가를 통해 부실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한 뒤 산업위험, 영업위험, 경영위험, 재무위험, 현금흐름 등에 대한 세부평가를 통해 구조조조정 대상기업을 골라낸다.

그는 “잠재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업 수가 증가하는 것은 향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재 금융회사 자산건전성이 양호할 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게 구조조정 충격을 줄이는 데 용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3월말 현재 역대 최저 수준인 0.62%를 기록하고 있다. 또 같은기간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대손충당금적립률(총대손충당금잔액/부실채권)은 137.3%수준으로 양호하다.

구정한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사태 이전부터 장기적으로 재무상태 개선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신용위험평가가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업신용위험평가도 정기평가뿐만 아니라 수시평가도 병행해 부실화된 기업이 적시에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나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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