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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신도시 등 노린 기획부동산 기승…전국 15곳 투자주의보

김기덕 기자I 2019.04.09 13:54:03

경기 토지거래 17%·세종시 30% 기획부동산 추정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3기신도시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을 노린 기획부동산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임야나 그린벨트 토지를 지분형태로 매각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9일 토지·건물 실거래가앱 밸류맵이 조사·분석한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약 4개월간 기업형 기획부동산이 매매한 토지 거래건수는 약 1만16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토지 실거래 신고건수( 18만1369건) 대비 약 6.4%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밸류맵은 전국 기획부동산 거래 현황을 처음 분석한 지난해 7월~10월(1만4529건, 8.1%)대비 일부 감소했지만, 총 거래액이 여전히 3000억원이 넘는 등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3기신도시 및 GTX, 남북경협 등 개발 호재가 많은 경기도의 기획부동산 추정 거래건수가 7393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경기도 토지 거래량(4만3764건) 대비 16.9%로 전국 평균 대비 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세종자치시의 경우 토지 총거래량(2619건) 대비 51.8%에 달하는 802건이 기획부동산 거래 물건으로 추정됐다. 이외에 충청남도(930건), 강원도(700건), 인천(547건) 순의로 거래 건수가 많았다.

기업형 기획부동산은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 인근의 그린벨트나 보존관리지역 임야 등을 여러 회사명의를 동원해 공동구매 한 후 텔레마케팅 및 블로그 영업 등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면 확보금, 혹은 입찰금이라는 형태로 총금액의 10%를 우선 입금하게 한 후 이후 직원들을 파견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 등을 사용한다”며 “이 과정에서 단기 계약직을 대량 채용해 직원에게 우선 지분 매매를 하는 등 다단계식 영업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영업방식이 거짓 홍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획부동산이 파는 지분은 차후 매매가 가능하며 혹 매매가 안 될 경우 자사가 다시 되사줄 것 등으로 홍보를 하고 있지만, 지분 판매 당시 이미 매입가의 4~5배 이상의 고가로 매각이 이뤄진 경우가 많다. 또 수백명의 지분권자들이 나눠져 있어 토지 이용이 현저하게 제한되며, 법인명을 수시로 변경하거나 휴폐업 및 신규법인 개설 등을 반복해 1~2년이 지나면 매각한 법인을 찾을 수 없을 수 있다고 밸류맵은 지적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올 1분기 기준 지분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15곳을 기회부동산 주의 지역으로 지정했다”며 “향후 매분기별로 주의 지역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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