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엔비디아 칩 막힌 中, 슈퍼마이크로·델 내장 AI 칩 되팔아"

이소현 기자I 2024.04.23 17:05:01

서버 제품에 있는 엔비디아 첨단 AI 칩 재판매
"중국과학원·우주과학센터 등 中 10곳서 확보"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 강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첨단 반도체와 장비의 반입을 금지한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에도 중국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최근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리셀러(재판매업자)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과 미국의 국기가 반도체 칩이 있는 인쇄 회로 기판에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로이터는 이날 자사가 수백 건의 입찰 문서를 검토한 결과를 통해 중국 기업 등 10개에서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와 델 테크놀로지스, 대만의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의 서버 제품에 내장된 엔비디아의 첨단 AI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0개 중국 기업 중에는 중국과학원, 산둥성의 인공지능연구소, 후베이성의 지진청, 산둥대학교, 서남대학교, 헤이룽장성 소유의 기술 투자회사, 국유항공연구센터, 우주과학센터 등이 포함돼 있었다.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판매한 11개 업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소매업체이며, 이들이 되판 제품이 미국이 작년 11월에 칩 수출 제한을 강화하기 전에 확보한 비축분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4월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대중 제재에 나선 후 미국은 이듬해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의 중국 공급을 막고,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자국 기업의 투자도 금지했다. 이를 피해 세계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사양이 낮은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 상무부는 작년 10월 AI 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엔비디아 로고(사진=로이터)


이에 엔비디아 측은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유통된 제품으로 자사가 미 당국의 수출 관리 규제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로이터에 “우리 파트너 중 어느 누구도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규정을 위반해 제품이 재판매 된 것으로 확인되면 고객과 협력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의 공급원이 되어버린 서버 제조업체들은 관련 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제3자가 필요한 라이선스 없이 수출하거나 재수출한 사실을 알게 되면 해당 사안을 조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 측은 “수출 통제 규정 이전에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제품으로 최대 규모 AI 작업을 수행할 수 없는 구세대 또는 범용 서버”라고 일축했으며, 이를 공급한 중국 소매업체들에 대해선 “자사의 고객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델 측은 “로이터가 지목한 업체들에 관련 제품을 배송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가바이트 측은 “대만 법률 및 국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는 유령 회사 사용을 포함해 위반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