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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블링컨에 ‘자리’로 불만 드러냈나

홍수현 기자I 2023.06.19 22:03:51

과거 폼페이오 방중 때와는 배치 달라
시진핑이 블링컨보다 상석에 위치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불만 표시"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회동이 이뤄진 가운데 이들의 자리 배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이날 회담장에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두 개의 긴 테이블이 배치됐다. 시 주석의 왼쪽에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앉았고 맞은 편에는 블링컨 장관 일행이 자리했다.

이는 마치 시 주석이 미·중 양측 인사 사이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일각에서는 실무진 간 회의에 격이 높은 시 주석이 격려 차 들린 모양새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식의 자리 배치는 중국과 미국 국무장관과 만남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2018년 6월 당시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아 회담하고 있다. (사진=CGTN 캡처)
시 주석은 지난 2018년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도 만난 바 있다. 당시에는 외교 관례에 따라 두 사람이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배치된 의자에 앉아 면담했다.

그때보다 미중 관계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이날 자리 배치는 대미 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미국 외교 수장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을 ‘예우’ 차원에서 만나기는 하되,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런 연출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이 블링컨 장관에게 “국가관계는 상호 존중하고 성의를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빌 게이츠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 EPA=연합뉴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16일 중국을 찾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회동할 때도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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