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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와야 타는데"…알프스서 15년 방치된 스키리프트 철거

이성민 기자I 2022.11.22 17:06:06

프랑스 생피르망 스키리프트 2007년부터 운영 중단
기후 변화로 평균기온 오르면서 눈 내리지 않아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프랑스 한 마을이 스키 리프트를 철거했다. 이 지역에 더 이상 눈이 오지 않아 쓸모 없어졌다고 판단해서다.

21일(현지시간) CNN은 프랑스 생피르망 마을의 스키 리프트가 지난달 말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1964년 마을 아이들에게 스키를 가르치기 위해 스키장과 함께 지어진 지 58년 만이었다.

프랑스 생피르망 마을의 스키리프트 구조물이 철거되고 있는 모습.(사진=AFP)
주민들에 따르면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스키 리프트는 쉴새 없이 운행했으며, 이곳 스키장에 모여 양말이나 초콜릿과 같은 사소한 상품을 걸고 스키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이 지역에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스키 리프트는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15년간 가동이 중단됐다.

마을은 2만유로(약 2800만원)를 들여 스키 리프트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인부 20여명이 이틀에 걸쳐 스키 리프트를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된 구조물은 고철 전문 업체가 회수해 재활용될 예정이다.

CNN은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이렇게 철거되는 스키 리프트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프랑스 국립기상청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프랑스의 기온은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악의 경우엔 상승폭이 6.7℃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도 나왔다.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스키 리조트 ‘발토랑’은 따뜻한 날씨로 올해 스키 시즌 개막을 한 주 늦춘 이달 26일로 연기했다고 CNN은 전했다.

올해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일대에는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덮치며 곳곳에서 큰 규모의 산불이 나기도 했다. 프랑스 환경부는 자국 인구의 62%가 심각한 기후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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