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재외공관장들 "바이든 시대의 미중관계, 신냉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정다슬 기자I 2020.12.02 15:01:31

재외공관장 미 대선 이후 국제관계 전망 토론
이수혁 "외교협상 환경 이전보다 나아저…한미동맹 새로운 기회"
장하성 "美마저도 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이익 챙겨"

2일 ‘미 대선 이후 국제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재외공관장 화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화상회의 장면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갈등의 당사자인 미국마저도 (중국과의 경제관계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고 있다”(장하성 주중 대사)

2일 ‘미 대선 이후 국제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 토론에서 재외공관장들은 현재의 미중 갈등은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양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국익에 맞춰 선택적으로 대응하는 지혜로운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일각에서 이번 미중 갈등이 신냉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미소간에는 커플링(동조화)된 게 없었지만, 현재 미국에 있는 중국인이 몇 명이며 미국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얼마인가”라며 “미국 전문가들조차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가 원만하고 윈윈(win-win)해야 한국같은 나라가 미래를 지향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며 “우리로서는 미중 갈등 격화할 경우, 선택할 방향이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 20일부터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대중 정책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인수위를 꾸리는 중으로 외부 인사와의 접촉이 제한돼 바이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된 이후에야 이 부분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는 ‘동맹의 복원’을 강조하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내정자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전직 관료를 중용하고 있어 외교협상 환경은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는 다양한 글로벌 도전과 과제에 맞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미국의 리더십 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국 및 우방과의 공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도 과거보다 더 호혜적이며 상호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유기적인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렇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주요20개국(G20) 1·2위 교역국이 중국이라는 것과 최근 미국 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70%가 중국의 제14차 5개년 계획을 기회라고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국익의 관점에서 안보·경제·한반도평화 문제 등 현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대응하는 지혜로운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바이든 정부가 국제사회의 다자협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역할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미일 협력 체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일는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평화 체제 수립이라는 공동 목표가 있고 정치·외교적 어려움 속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굳건한 협력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일본에서 만나는 분마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를 얘기하는데 정치적인 제약이 없다면 한일 교류는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렵지만 내년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고 내후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지며 한반도 문제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성남 주아세안 대사는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아세안 지역에서의 대응을 설명했다. 그는 “아세안의 모든 문제는 아세안이 중심에 있다는 기조(아세안 중심성) 하에 단합된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며 “지난 8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미중 대결의 장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그와 달리 차분하고 신중한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임 대사는 “우리도 아세안과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생각과 상상이 제약되면 우리의 행동 전략의 여지도 줄어드는 ‘자기실현적 예언’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 하의 인도태평양 전략, 중국의 일대일로와의 연계한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 우리와 같은 입장을 공유하는 중견국과의 전략적 대화체 설립을 내세웠다.

.

美 바이든 정부 출범

- 송영길 "바이든 취임,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는 전환점 되길" - 美 의회폭동 홀로 맞선 흑인 경찰…바이든 취임식서 해리스 호위 - "미국이 돌아왔다"…바이든 취임에 전세계 '환영'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