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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눈]알뜰폰 딜레마

편집부 기자I 2013.10.21 18:32:10
이동섭 SK증권 애널리스트
[이동섭 SK증권 애널리스트] 알뜰폰이 요즘 통신시장에 작은 반향을 만들고 있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003550) U+ 와 같이 직접 통신망을 설치하고 가입자를 모집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동통신전반에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를 이동통신사업자(MNO ; Mobile Network Operator)라 부른다.

알뜰폰은 MVNO을 편하게 부르는 것인데, MVNO는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약자로서, 비용이 많이 드는 통신망을 직접 설치하지 않고 기존 MNO(SK텔레콤, KT, LG U+)에 통신망을 임대해 사용하면서 가입자를 모으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알뜰폰 사업자는 가입자가 일으키는 매출을 수익으로 인식하고 가입자를 모으는 마케팅비용과 기타 일반관리비를 부담하며 특히, 통신망 임대비(매출의 약 50%)를 MNO에게 지불하는 구조로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알뜰폰은 요금이 기존 MNO사업자 대비 약 30%저렴하지만 단말기가 다소 구형으로 구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영세사업자들로 구성돼 있어 MVNO사업자들은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통해 가입자를 모을 경우 당기 실적이 악화되므로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규모로 가입자를 모집하는 특성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우체국에서 MVNO사업자들을 위한 공간을 할당하고 다양한 MVNO사업자들과 협업해 알뜰폰을 팔기 시작했으며 대형 유통업자인 이마트가 MVNO사업을 시작했고 다른 대형 유통업자들도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영세업체가 MVNO를 할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른 상황이다.

특히 이마트의 요금구조는 독특하다. 기본적인 요금구조는 기존 MVNO와 다르지 않으나 이마트 협력업체의 물건을 이마트에서 구매하는 경우 물건구매가액의 5~10%를 통신요금에서 할인하는 형태로 요금할인을 해주고 있다. 이마트 자체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협력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마트 같은 대형유통사업자의 MVNO는 영세사업자의 MVNO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돼 통신사업자 관점에서 딜레마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략 이동통신 총가입자를 5000만명으로 봤을 때 9월 현재 MVNO가입자는 200만명 수준으로 전체 가입자의 4%수준이다. 일단 가입자 규모가 작고, 가입자 1인당 월 매출액(ARPU)도 낮은 고객들 위주로 알뜰폰에 가입하므로 당장은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를 벗어나 대형유통업자, 단말기 제조사, 케이블TV사업자 등 기존 협력·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뿐 아니라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대형업체들이 알뜰폰사업에 집중하게 될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는 가입자 이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향후 알뜰폰 가입자가 2년내 약 500만가입자를 돌파하게 된다면 상황은 완전히 바뀌어서 경쟁전략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물론 기존 통신사업자는 망임대료를 받게 되므로 별도의 비용 없이 이익이 증가하게 되는 장점이 있으나 가입자 이탈로 인한 손해와 보다 정밀한 계산이 필요해 보인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알뜰폰이 기존 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이익을 더욱 많이 내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와 국민편익 제공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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