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LG家, 9900억 상속세 불복 소송 패소…法 "부과 적법"(종합)

백주아 기자I 2024.04.04 15:21:07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원고 패소 판결
원고 "비상장주식 LG CNS 가격 평가 위법"
法 "당국, 주식 객관적 교환가치 적정 반영"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상속세 중 일부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원고 측은 세무당국이 비상장주식 LG CNS 주식 가치 평가 방법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세무당국이 비상장주식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4일 오전 구광모 회장과 김영식 여사(어머니), 구연경(여동생)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구 회장 등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LG CNS 지분 1.12%에 대해 세무당국이 부과한 상속세가 과다하다며 세무당국의 판단에 불복해 지난 2022년 9월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구 전 회장의 유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로, LG 일가에 부과된 상속세는 9900억원이다. 세무당국은 LG 지분 약 8.76% 등을 물려받은 구 회장에게 상속세 대부분인 7200억원을 부과했다.

LG CNS는 LG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로, 소프트웨어(SW) 기업 매출 규모로 4위에 올라있다. LG그룹 지주사인 LG가 지분 49.95%를 갖고 있다.

세무당국은 비상장인 LG CNS의 가치를 소액주주간 거래 등을 바탕으로 평가해 세금을 부과했다. 구 회장 등 측은 회사의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의 가중평가를 구하는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시가인정 기준금액 미만의 소액 거래라는 이유만으로 그 거래가액을 시가에서 배제할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에 해당하는 이상 소액의 거래가액이라도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보충적 평가금액보다 높은 소액 비상장주식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 부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적법하다고 봤다. 원고 측이 거래가 이뤄진 비상장주식 거래사이트가 투기성 가격조작에 의해 시장가격이 쉽게 좌우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만큼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거래가액은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서 이 사건 주식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며 “이 사건 거래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이 사건 주식의 가액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