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보단 ‘특권 내려놓기’ ‘일 잘 하는 국회’에 초점 맞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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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위원장은 “헌법이 나빠서 대한민국 정치 불신이 생겼다기보다는 정치인들이 문제 있는 것 아니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더 이상 정치인에게 권력을 주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권한이 많다고 특권을 내려놓으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개헌과 같은 거대담론보다는 선거제도와 공천권을 개혁하고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쪽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개선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도입 △장애인·여성·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게 비례대표 확대 등을 혁신위의 과제로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말은 크게 하고 실천은 작게 하는데 이것이 가장 고쳐야 할 점”이라며 “언행일치가 정치불신을 치유할 제 1과제”라고 강조해 6개월이라는 혁신위 활동기간 동안 뚝심 있게 밀어붙일 각오도 나타냈다.
◇중앙당 복귀 첫 날…호된 ‘신고식’ 치뤄
김 위원장의 8년만의 중앙당 복귀는 첫날부터 쉽지 않았다. 혁신위원으로 염두에 뒀던 홍준표 경남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의 혁신위원 내정을 당 내 반발로 철회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일부에서는 혁신위가 차기 대권주자의 놀이터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공개비판했다. 그는 특히 홍·원 지사의 내정을 겨냥, “저도 김 위원장도 도지사를 해봤지만 중차대한 일을 하면서 장시간 시간을 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김 최고위원과 같은 우려를 표시한 이가 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김 위원장은 홍·원 지사를 당초 고려했던 혁신위원 대신 회의 참여 의무는 없는 자문위원으로 선임했다.
일련의 소동은 향후 김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 넘어야 할 과제를 시사하기도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8년 동안 여의도 정치에서 떨어져 있지 않았냐”면서 “그를 뚝심있게 지지해 줄 당내 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약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당직자 사무실이 위치한 2층 복도를 둘러 보며 인사를 나눴다. 그는 “대변인실이 여기로 바꼈네”하면서 감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기자들에게 “나는 국회가 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약하다고 본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