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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억원 전세보증금 가로챈 '수원 전세사기' 일당 재판행

하상렬 기자I 2023.12.27 18:45:10

시세 부풀린 감정평가사 아들도 범행 가담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경기 수원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임대업을 하면서 225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임차인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 (사진=연합뉴스)
27일 수원지검 전세사기 전담수사팀(팀장 이정화 형사5부장)은 사기 등 혐의로 정모씨 부부와 그의 아들 정씨를 구속기소했다.

정씨 일가는 2021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수원시 일대에서 일가족 및 법인 명의를 이용해 ‘무자본 갭투자’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약 800호 주택을 취득한 뒤 피해자 21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22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전세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일가는 각각 임대업체 사장과 재계약 담당 부사장, 감정평가사 등 역할을 나눠 맡았다. 남편 정씨는 은행 대출을 받아 다수의 건물을 사들이기 위한 법인 17개를 설립하면서 자본금 납입을 가장했다. 대출금이 700억원이나 넘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구체적인 자금 관리 계획 없이 돌려막기로 임대를 계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감정평가사인 아들 정씨는 아버지에 요구에 따라 다른 호실보다 28~63% 이상 고가 거래된 특이 사례를 기준으로 건물을 평가해 감정가를 부풀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정씨는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하거나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현금으로 돌려받는 이른바 ‘상품권 깡’ 수법을 썼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들의 보증금은 남편 정씨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이템 구매에 13억원 이상을 소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은닉 재산을 철저히 환수해 신속하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편 경기도는 전세피해 지원을 위해 지난 3월말부터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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