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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원, 교육청 메신저로 경고글 보내 논란...직원들 “조롱하냐”

이종일 기자I 2020.10.16 15:36:19

황대호 도의원 행감 앞두고 경고글 보내
"영혼없는 행정적발 시 호랑이 포효 들을 것, 어흥"
교육지원청 직원들 '황당' 반응, 불쾌한 기색
황 의원 "정책 행감 위한 것, 조롱 의도 없어"

경기도교육청 소속 주무관 A씨가 10월6일 25개 교육지원청 행정사무감사 담당 직원들에게 보낸 황대호 도의원의 경고글. (자료 = 제보자 제공)


[이데일리 이종일 정재훈 기자] 한 경기도의원이 경기도교육청 내부 메신저를 이용해 일부 직원에게 경고글을 보내 뒷말이 무성하다.

16일 경기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전문위원실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도교육청 소속 주무관 A씨는 지난 6일 교육청 내부 메신저를 통해 황대호(34·더불어민주당·수원4) 도의원의 경고글을 25개 교육지원청 행정사무감사 담당자 49명에게 발송했다.

A씨는 메신저에서 “황 의원의 요청으로 25개 지역청에 아래의 내용 전달을 부탁한다”며 “정책 개선사항을 꼼꼼히 살피겠다. 경기도와 도교육청에 경고한다. 영혼 없는 행정 적발 시 매서운 호랑이의 포효를 듣게 될 것이다. 어흥”이라고 적힌 황 의원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황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와 ‘행감 공개제보’에 대한 인터넷 기사 링크 주소가 포함됐다.

이 메시지를 받은 교육지원청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직원은 “왜 우리가 경고를 받아야 하느냐”며 “황 의원이 공무원들을 잠재적 범죄자처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호랑이의 포효나 어흥이라는 표현은 공무원을 조롱하는 것 같다.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황대호 도의원이 언론에 배포한 행정사무감사 공개제보 웹자보.
교육지원청 직원 B씨는 “A씨가 지역교육청에 내용 전달을 부탁해 부서 전체 직원에게 황 의원의 메시지를 공유했다”며 “조롱 섞인 경고글을 업무용 내부 메신저로 보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행정력 낭비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 의원은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오해한 것 같다”며 “해당 메시지는 정책적인 대안을 갖고 행감을 진행하자는 의도로 보낸 것이다. 주무관 A씨에게는 해당 글을 교육지원청 교육장·국장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메시지에 내 전화번호와 공개제보 기사 링크 주소를 첨부한 것은 행감 주요 사항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그와 관련된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며 “교육지원청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간극이 있을 수 있지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조롱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호랑이 포효는 내 이름 대호가 ‘큰 대’자에 ‘호랑이 호’자를 써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며 “페이스북에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와 동일한 내용을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주무관 A씨는 “25개 교육지원청 교육장·국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몰라서 행감 담당자들에게 메시지를 대신 보냈다”며 “자세한 사항은 황 의원에게 물어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교육청에 대한 도의회 행감은 다음 달 6~19일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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