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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재부"..국조실장·차관 인사 '요직 독식'

피용익 기자I 2016.01.15 17:46:23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단행한 국무조정실장 및 차관급 인사에서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내부 승진을 기대했던 부처들은 기재부에 밀려 다음 인사를 기약하게 됐다.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이 차관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에서 정책조정국장·예산실장·제2차관 등을 차례로 거친 정통 경제 관료다.

국무조정실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된 1998년 이후 기재부는 11명의 국무조정실장을 배출했다. 최근에는 임종룡(16대), 김동연(17대), 추경호(18대) 등 3대가 내리 기재부 출신이었다.

차관 인사에서는 기재부 출신인 최상목(29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기재부 제1차관에 내정되면서 친정으로 복귀했다. 마찬가지로 기재부 출신인 홍남기(29회) 청와대 기획비서관은 미래부 제1차관에 내정됐다. 정은보(28회) 기재부 차관보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 출신이 주요 부처 장차관에 지명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각에서는 주형환(26회) 전 기재부 제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기용됐다. 앞서 임명된 강호인(24회) 국토교통부 장관, 임종룡(24회) 금융위원장, 방문규(28회) 보건복지부 차관 등도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기재부 출신이 중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재부 관료들의 우수한 정책조정 능력이 꼽힌다.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막후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도 있었으나, 그의 사퇴 후에도 기재부 중용은 이어지고 있다.

기재부에 요직을 빼앗기는 다른 부처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산업부의 경우 기재부 출신 장관을 받은 데 이어 문재도 제1차관이 기용될 것으로 기대됐던 국무조정실장까지 기재부 출신에 밀렸다. 미래부는 내부 승진 제1차관을 내심 기대했으나 전임에 이어 다시 기재부에 자리를 빼앗겼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기재부 출신이 정책조정 능력은 좋을지 몰라도 해당 부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기재부 출신 중용으로 인해 다른 부처의 내부 승진이 막히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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