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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불씨' 껐다…택배노조·CJ 대한통운 대리점, 부속합의서 타결

이용성 기자I 2022.07.18 14:32:22

잠정 합의안 마련한 지 넉 달만
"택배 노동자 관련 최초 노사 합의"
인수시간 일 3시간 이내·주5일제 시범사업
민·형사상 고소·고발 건 남아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대리점연합)이 택배비 인상분 공정 분배 등 문제에서 마침내 접점을 찾고 갈등의 불씨를 껐다. 두 단체는 지난 3월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지 약 4개월 만에 부속 합의서 협상을 매듭지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리점연합 사무실에서 김종철 대리점 연합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이 합의서를 들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택배노조와 대리점 연합은 18일 서울 중구 대리점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 4차례의 본회의와 4차례의 실무 협의를 진행한 수 부속합의서에 원만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인수(분류된 물품을 차량에 싣는 작업)시간 1일 3시간 이내로 제한 △이형 등 상품 처리 기준 완화 △건강검진 소요시간 확보 △건강검진 미시행 시 작업 중지 조치 등으로 합의했다.

두 단체는 인수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하고, 이형 상품도 당일 배송 원칙에서 별도 처리 기준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건강검진 등도 의무로 실시하게끔 틀을 만들고 택배 노동자가 과로사에서 벗어나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일의 경우 주 6일 배송 원칙은 유지하되 국토교통부 시범 사업에 맞춰 주 5일제 시범 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택배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과 관련된 최초의 노사 합의라 의미가 크다”며 “택배 서비스가 정상화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철 대리점연합 회장은 “사회 안정 등 부분에서 미흡한 점은 있었으나 결국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며 “차후 세부적인 합의를 통해 조금씩 정리하고, 현장에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택배 노조원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택배비 인상분 공정분배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12월28일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월에는 원청인 CJ대한통운 본사를 불법으로 점거해 농성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택배노조와 대리점 연합은 지난 3월2일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6월30일까지 부속합의서에 대한 합의를 도출키로 하고, 65일간의 파업을 끝낸 바 있다.

다만 파업 과정에서 원청인 CJ대한통운 측이 제기한 민·형사 고소·고발 건은 아직 남아 있다. 진 위원장은 “형사 고발 건은 조사가 마무리된 상태”라며 “이번 합의가 원청에도 전향적으로 전달돼서 민·형사상 고소·고발이 취하하는 계기로 작동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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