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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생산지연·MSCI 호재에…삼성전자 '9만원' 찍었다(종합)

이슬기 기자I 2021.01.08 14:48:14

사상 최초 9만원 경신…외국인 6천억원 순매수
TSMC 대량생산 차질에…경쟁업체 삼성전자 수혜전망
MSCI 지수서 中 통신사 3곳 제외 소식도 호재
"알리바바·텐센트도 빠지면 삼전 수혜" 기대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대만 TSMC의 3나노 개발이 연기될 것이라는 소식에 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초로 9만원대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지수(MSCI)에서 중국 기업들이 퇴출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12% 오른 8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9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초로 9만원대를 경신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삼성전자의 급등은 경쟁업체인 대만 TSMC에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이 핵심기술 병목으로 지연돼 양산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등 핵심장비들의 생산 및 물류가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업체인데, 이 TSMC에서 악재가 터지며 삼성전자의 수혜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삼성전자 대규모 순매수의 이유는 대만 TSMC의 대량생산 지연 소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MSCI 신흥국지수(EM)에서 중국기업이 퇴출되면서 이에 따른 반사수혜도 기대되고 있다. MSCI는 미국 행정명령에 따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주를 지수에서 편출하기로 결정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에 따라 한국의 EM지수 내 비중은 13.84%->13.91%로 0.07%포인트 확대, 이는 약 2억 8000~4억 2000달러(3106억~4659억원) 정도 유입 효과가 있다.

MSCI 이슈가 중요한 것은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말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와 주요 지수에서 퇴출되는 걸 보면 알리바바나 텐센트까지 지수에서 빠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이들이 퇴출되면 EM 지수 내 삼성전자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며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며 외국인들이 대거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는 모습이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주식만 605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금액이 1조 6424억원인데, 순매수 금액의 3분의 1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도 견조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61조원, 영업이익은 9조원이라고 8일 공시했다. 이는 각각 증권가 컨센서스 대비 0.1%, 3.7% 적은 규모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로 61조 660억원, 영업이익은 9조 3461억원을 제시했었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해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9%, 27.13%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소폭 하회한 것에 대해 직전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역기저와 원화 강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과 중순 그리고 12월초 등 적용되는 환율이 단기간 내 달라졌는데, 이 때문에 시장 전망치와 실제가 달랐고 4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이 빠지는 구간이기도 했다”며 “반도체 부문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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