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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눈]스몰캡 기업들, 갑오년엔 달릴 수 있을까?

김대웅 기자I 2013.12.26 20:10:27
[유욱재 IBK투자증권 SME분석팀장]중소기업들이 어렵다, 어렵다 하는 소리가 수년째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등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체질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사실 주식시장에서도 올해 하반기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는 7% 이상 상승했지만,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 지수의 경우는 오히려 7% 가까이 하락하는 등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 우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설비투자 지수를 보면 지난해 말 138.1을 기록했던 수치가 올해 8월 123.2를 기록했으며, 작년 5월부터 전년대비 증가율로 올해 7월까지 전년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투자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구조상 자동차나 조선, IT산업 등 대표 산업들의 구조가 1개 완성업체가 200여개 이상의 협력업체를 거느리는 구조에 있기 때문에 구조상 상부에 위치한 기업들의 투자 감소는 하부의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년 전망은 어떠할까.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얼마 전 국내 3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3.9% 증가한 13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무자 조사에 의한 실질적인 추정치이므로 신뢰성이 어느정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설비투자가 내년에 의미있게 늘어날 업종으로는 전기, 가스, 수도사업 등의 유틸리티 업종이 꼽히며 14.7%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어 도소매, 전자부품, 자동차, 석유정제 등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폭이나마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선다면 그 효과는 중소기업의 실적에 반영될 것이고 내년 중소형주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얼마전 남유럽금융 위기 시 유로존 내 국가 중 거의 영향이 없었던 나라로 독일이 꼽힌다. 독일이 주변국들의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강한 제조업의 기반, 그 중에서도 특히 중소기업의 육성을 들 수 있다. 독일 중소기업들은 고용의 70% 이상, 세수의 50% 수준을 담당하고 있어 경제를 탄탄하게 해주는 초석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구성원들은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어 단단한 내수 기반으로 작용한다.

결국 중소기업이 살면 내수기반의 수요가 살 수 있다. 수요가 살면 투자가 늘어나고 투자가 늘면 고용과 소득이 늘고 기업실적도 좋아지는 선순환을 하게 된다. 내년 국내 투자의 증가와 함께 정부당국과 경제주체들이 다같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해 본다면 우리도 경제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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