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산은 덕에 CJ라이브시티 자금 숨통…장기 CP 발행

박정수 기자I 2022.11.24 15:40:43

1000억 규모 1년물 CP 발행…할인율 6.7%
1450억 규모 단기사채 상환 목적
지속된 적자에 모회사 CJ ENM 지급보증
"보증채 시장 조달 어려워"…산업은행 950억 총액인수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CJ라이브시티가 산업은행의 기업어음(CP) 매입 덕에 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CJ라이브시티는 지속된 영업손실 누적으로 인해 사실상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에 모회사인 CJ ENM(035760)이 지급보증을 서는 형태로 CP를 발행하는 데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 사태 이후 지급보증 사채는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CJ 측에서 산업은행에 투자 제안을 했고, 산업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사진=CJ라이브시티)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장기 CP를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규모는 액면금액 기준으로 1년물 1000억원 규모다. 발행일은 오는 12월 2일이고 할인율은 6.7% 수준이다. CJ라이브시티는 이번에도 모회사인 CJ ENM이 지급보증을 서는 형태로 CP를 발행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CJ ENM은 CJ라이브시티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 작년 11월 1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액면금액 기준으로 3년물 100억원, 5년물 900억원 규모로 발행했고, 할인율은 3년물 2.566%, 5년물 2.831% 수준이다. 당시에도 CJ라이브시티는 CJ ENM에서 지급보증을 받아 CP를 발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1000억원 가운데 대표 주관사인 키움증권이 50억원을 총액인수하고 나머지 950억원은 산업은행이 떠안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보증채 투자는 시장에서 꺼리고 있다”며 “특히나 CJ라이브시티가 설립된 이래 영업손실만 보고 있고 이렇다 할 매출도 일으키지 못하고 있어 투자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시장 조달이 어렵자 CJ 측에서 산업은행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부지 내 테마파크, 아레나(공연장), 상업시설, 호텔 등을 갖춘 문화복합시설 개발을 목표로 2015년 12월에 설립됐다. 2017년 2차 사업계획 변경 승인 이후 사업이 지체됐으나, 2020년 아레나 개발을 포함한 3차 사업계획 변경 승인과 2021년 고양시 건축허가 승인을 받으면서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만 사업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설립 당시 출자금과 2017년 CJ ENM으로부터의 추가 출자 등을 통해 2017년 부채비율 52.5%, 순차입금의존도 16.6% 등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였으나, 사업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2020년 사업계획변경에 따른 유형자산폐기손실 약 402억원 등 지속적인 적자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2022년 9월 말 부채비율 4138.0%, 순차입금의존도 89.8%)됐다.

송영진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2021년 중 신종자본증권 600억원을 발행하며 자본을 조달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이며, 아레나 착공을 시작으로 한류월드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에 있어 향후 차입 규모 증가에 따른 재무위험 변동성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CP 발행은 CJ라이브시티가 지난 11월에 각각 1200억원,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단기사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다. 단기사채 만기는 내달 2일에 돌아온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단기사채 상환 재원 마련 용도로 CP를 발행한다”며 “CP 태핑(사전수요조사)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450억원은 인프라 펀드 등 자본시장 금융 상품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상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