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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질주 하는 BYD, 4분기 판매량서 테슬라 9% 앞서

박종화 기자I 2024.01.02 15:06:47

지난해 전기·하이브리드차 300만대 판매…전년보다 62%↑
中 정부 보조금·공격적 할인 정책으로 고속성장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의 질주가 무섭다. 테슬라와 양강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국 선전의 비야디 본사. (사진=AFP)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BYD는 지난 4분기 전기차 52만6000대를 판매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번 분기 테슬라는 48만3000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보다 9% 가까이 많다. 3분기 BYD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에 근소하게 뒤처졌지만 한 분기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연간 판매량에서도 BYD가 테슬라를 앞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BYD의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더하면 300만대에 이른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으로 전년보다 62% 뛰었다. 지난 5년간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급성장을 1년 만에 이뤄냈다.

배터리 업체로 시작한 BYD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육성 정책과 수직적 통합 체계를 바탕으로 전기차 업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최근엔 공격적인 할인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만 5개 차종 가격을 최대 1만 8000위안(약 330만원)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중국 밖으로 세력을 더욱 넓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YD만 해도 지난달 헝가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조엘 잉 노무라차이나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전기차 시대 선구자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론 해외 이전을 하는 게 중국 완성차 회사가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다만 BYD 등 중국 전기차 공세가 거셀수록 미국·유럽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상계관세’(불공정한 보조금만큼 관세를 가산하는 것)를 염두에 두고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현황을 조사 중이다. 미 백악관 역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확장세를 이어가자 미국과 유럽에서 견제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중국 전기차에 대한 서방의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 기업들을 보조금에서 제외하고 관세를 인상하는 방식은 오히려 전기차 도입을 늦추고 신흥국에서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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