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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전쟁 결심…바이든, 북한 문제 외교로 풀어야"

양지윤 기자I 2024.01.18 16:09:41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NYT 칼럼니스트
美 북한 전문가 "전쟁 결정" 경고
크리스토프 "증거 없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섣부른 예측 금물…고위급 회담 中 참여시켜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헌법에 규정하기로 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17일(현지시간) ‘우리를 겁주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북한에 대해 섣부른 예측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뉴욕타임스 기자출신인 크리스토프는 칼럼니스트는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적 정치평론가다.

그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강경 발언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한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며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한다’는 남한 헌법 조항을 언급하며 “우리 헌법에는 상기 내용들을 반영한 조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북한)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인 기성 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정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한 이상 독립적인 사회주의국가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행사영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최근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최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김정은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면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 한국전쟁 직전처럼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크리스토프 칼럼니스트는 “이번 경고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추측이며 두 전문가 모두 이런 종류의 예측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칼린과 헤커는 경고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일 자격이 있는 전문가들”이라고 강조했다. 칼린은 50년 동안 미국 중앙정보국, 국무부와 기타 기관에서 북한을 분석해왔다. 해커는 스탠퍼드 대학의 핵 전문가로 북한을 일곱 차례 방문하고, 핵 프로그램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 권한을 부여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북한이 핵탄두를 사용해 남한을 포함한 일본과 미국령 괌을 기습 공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크리스토프 칼럼니스트는 김정은에 대해 “폭탄을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는 실용주의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칼린과 헤커의 경고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군이)위대한 혁명적인 사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에도 주목했다. 칼린 연구원이 “이 표현은 이전에 남한과 전쟁을 묘사할 때 사용하던 표현”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으며 다른 전문가 역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북한 전문가 출신으로 현재 스팀슨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조엘 위트는 칼린과 헤커의 주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동조했다. 위트는 최근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해 “대규모 도발의 리허설로 보였기 때문에 등골이 오싹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을 결정적으로 포기했다면 외교적으로 관여하기에는 너무 늦을 수 있지만, 중국이 북한에 대해 너무 깊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크리스토프 칼럼니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한반도의 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보라 파이크스 전미북한위원회 위원의 말을 인용해 “평소 북한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문의에 대한 답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녀 역시 분쟁의 위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측불허인 만큼 바이든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칼럼니스트는 “북한을 취재하면서 배운 것은 섣부른 예측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평양에 대한 외교적 지원을 강화하고,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을 참여시키고 북한의 위험을 더 잘 이해하고 군대가 준비되도록 정보 자산을 할당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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