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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A양은 당시 머리와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은 A양 양부모를 아동 학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한 뒤 수차례 불러 학대 여부 등을 조사했다. 지난 4일엔 A양 사인이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부검 결과가 나왔고, A양 양어머니는 지난 11일 아동 학대 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B씨가 올해 2월 A양을 입양한 뒤 약 한 달 남짓 지났을 때부터 A양을 학대하기 시작했다고 파악했다. B씨 부부는 올해 1월부터 A양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고, 한 달 뒤인 2월엔 법적 친권을 부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집 안에서 찍힌 영상은 없지만, 피의자 진술 등을 통해 (학대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면서 “이동 동선 상 폐쇄회로(CC)TV 영상 등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모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어린이집과 병원 관계자를 참고인 조사하고, CCTV 영상과 피해 아동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경찰은 또 A양 양부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소아과 전문의와 아동전문위원회 전문가 자문 등도 거쳤다. 다만, 경찰은 아이 양아버지인 C씨가 A양을 학대하거나 학대에 공모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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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또 이들이 A양을 입양한 경위에 대해선 “이들이 연애할 때부터 그런(입양)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주택 청약 가점을 받고자 A양을 입양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경찰은 “수사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과거 A양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세 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당시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신고가 접수됐을 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해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6일 “사건 발생 후 여성청소년 및 감찰 기능이 합동으로 1~3차 사건처리 접수 전반에 대해 집중 점검했다”며 “3일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판단돼 서울지방경찰청에 감찰 조사를 의뢰했고, 제대로 관리감독이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