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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전두환 명복 못 빌어”

이소현 기자I 2021.11.23 14:53:36

양대 민주노총·한국노총 '전두환 사망' 논평
"피로 물들인 학살자에 머리 숙일 수 없어"
"법적 처벌 실효성 없어…남은 것 역사의 몫"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노동계가 23일 오전 향년 90세 일기로 자택서 지병으로 사망한 고(故) 전두환씨의 생전 잘못을 꼬집으며, 명복을 빌 수 없다고 일갈했다.

고(故)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가 지난 8월 9일 오후 광주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재판 시작 25분만에 호흡 불편을 호소하며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폭발하는 민중들의 민주화 열망을 총칼로 진압하고, 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자의 마지막이 병사라는 것이 애석하다”며 “살아서 받지 못한 죗값은 지옥에 가서라도 받기를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단죄받고 사죄해야 할 전두환이 세상에 없어 더 이상의 법적 처벌은 실효성이 없으니 남은 것은 역사와 산 자의 몫”이라며 “학살자의 죽음에 머리를 숙이는 자는 역사의 반동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선거시기 표를 의식해 지난 노태우씨의 경우처럼 국장이니 국가장이니 하는 몰 역사적인 퇴행으로 시민을 분노케 하고 분열시키지 말라”며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하고 망월동에 그리고 이름 모를 산야에 묻힌 5월 영령들과 폭압과 폭정의 시대에 희생당하신 모든 분에게 고개를 숙이며, 5월 정신의 계승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논평에서 “전두환은 내란 학살 사건 주범”이라며 “그 탓에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그 고통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의 뼛속까지 사무쳐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망자에게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이나 그의 명복은 빌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생존한 피해자들은 학살의 공포와 그 지옥의 순간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고통에 비하면 전두환은 너무 편하게 살다가 눈 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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