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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조카 물고문 살인' 이모부부, 욕실서 50분간 범행 드러나

황효원 기자I 2021.04.29 14:01:52

10살 조카 물고문하고 개똥 핥게 한 이모부부
조카 폭행 인정하지만 공동범행 부인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10살 조카를 폭행하고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었다가 빼는 ‘물고문 학대’를 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모 부부가 무려 50분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가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변호인 의견서에 기재된 이모 A(34·무속인)씨와 이모부 B(33·국악인)씨의 혐의 중 핵심인 ‘물고문’ 사건 당시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 C(10)양을 3시간에 걸쳐 폭행했다.

이들은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무속인인 A씨가 C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고 이를 쫓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C양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물고문 행위가 50여분간 지속됐지만 A씨 부부 변호인 측은 ‘물고문이 50분간 계속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A씨 부부의 학대는 C양이 숨지기 두 달여 전부터 약 20차례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숨진 C양에게 집에서 기르던 개의 똥을 강제로 핥게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 측은 A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검찰은 C양 학대모습이 담긴 동영상 검증 및 감정인 신문을 각각 재판부에 요청했다. 감정인은 A씨와 B씨에 대한 법의학 감정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살인의 범의(犯意)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의 사인, 사망 직전 상태, 물고문 수법 등을 보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감정인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동영상에 대한 증거조사도 요청했다.

10살 조카 물고문 살인 재판에 대한 3차 공판은 오는 6월8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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