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에 신바람난 신일, 종합가전기업 변신 잰걸음

김호준 기자I 2021.04.12 14:57:17

신일전자, 지난해 매출 1724억원으로 역대 최고
선풍기 등 계절 가전에 생활가전도 호조
1인 가구 소형가전 출시…해외시장 공략 박차
"선풍기 회사 이미지 탈피…종합가전기업 변신 속도"

정윤석 신일전자 대표이사가 지난달 30일 열린 ‘제6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일)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선풍기 명가’ 신일전자(002700)(이하 신일)가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하면서 종합가전기업 도약에도 탄력을 받는다. 1인 가구와 젊은 세대를 공략한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제품을 다각화해 선풍기 등 계절 가전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사업 분야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일은 지난해 매출액 17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로, 설립 62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3% 증가한 62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이 확산하면서 선풍기·에어서큘레이터 등 계절 가전 판매가 늘어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신일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도 계절 가전과 밥솥·청소기 등 소형가전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액이 늘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신일의 선풍기 단일 매출액은 93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지만, 밥솥이나 청소기·가습기 등 기타 가전 매출도 4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54억원)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선유도 신사옥을 열고 종합가전기업 도약을 선포한 신일은 연일 신제품을 출시하며 ‘선풍기 회사’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니 밥솥과 청소기, 가습기, 팬히터 등 주로 1인 가구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소형가전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중앙아시아·오세아니아 등 틈새 해외시장 수출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고산지대 기후인 부탄을 겨냥해 내놓은 전기히터는 지난해 1만대 이상을 수출하면서 전년 대비 81%나 증가한 판매 실적을 거뒀다. 이런 성과를 발판 삼아 부탄 인근 지역인 네팔과 인도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호주 최대 홈쇼핑 채널 TVSN과도 계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 중 선풍기 등 5개 제품을 입점할 예정이다.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미엄 가전 출시도 준비 중이다. 먼저 올해 하반기에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환기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인기를 끈 창문형 에어컨에 이어 ‘이동형 에어컨’도 현재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를 겨냥한 ‘살균 세탁기’도 조만간 선보인다.

신일 관계자는 “신일산업에서 신일전자로 사명을 변경한 뒤 ‘선풍기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가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매출액을 목표를 잡고, 마케팅도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일전자 ‘투인원’(2in1) 싹쓸이 미니 무선 청소기. (사진=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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