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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훈 “탄소중립·온실가스 감축 사회적 논의 통한 국민 합의 필요”

문승관 기자I 2021.10.27 15:50:59

[2021이데일리 그린포럼]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탄소중립 비용 산정해 국민에게 알려야”
“안정적 전력공급 방안 마련…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철저하게 국익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융합과학대학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27일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NDC) 상향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특히 국민과 기업과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행과정에서 국민적인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융합과학대학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가 27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2021 이데일리 그린포럼’에서 세션1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유승훈 교수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KG하모니홀에서 열린 ‘2021 이데일리 그린포럼’ 세션1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의 산업부문 영향 및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는 계획인 ‘Fit for 55’를 발표했는데 논의 과정과 합의에 걸리는 기간을 2년으로 예상했지만 우리는 지난 8일 발표한 지 열흘이 지난 18일 탄소중립위원회 시나리오를 의결했다”며 “NDC 상향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특히 국민과 기업과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행과정에서 국민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어 “탄소중립에 드는 비용을 산정해 국민에게 알려린 후 비용부담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탄소중립 관련 논의가 규제 부처인 환경부, 탄소중립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타 부처는 따라가기 바쁘기에 근본적으로 공정한 전환이 추진되기 어려운 구조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철저히 국익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태양광 확대는 중국에, 풍력 확대는 유럽에, 연료전지 확대는 미국에 도움이 되면서 국내 해당 산업 일자리 창출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단순 설비 인력 위주의 고용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의 산발적인 해상풍력 개발은 수입제품의 각축전으로 귀결될 수 있어 컨트롤 타워를 통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해상풍력을 늘리되 해상풍력 설비 공장을 국내에 유치한 대만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안정적 전력공급 방안 마련과 함께 석탄발전 로드맵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여름 미 캘리포니아 정전, 올해 겨울 텍사스 정전, 영국의 정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은 충분한 예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었다”며 “석탄 발전, 원자력 발전, 더 나아가 LNG(천연가스) 발전까지 모두 퇴출하는 것은 우리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면서 결국 에너지 전환 자체를 좌초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더라도 안정적 전력공급 가능하도록 기존 발전원의 예비력 활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석탄발전소를 일방적으로 뜯어내면서 탄소중립을 추진하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버리고 지역의 반발을 가져옴으로써 결국 탄소중립 자체를 방해할 수 있어 석탄발전 로드맵을 수립해 공정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산업이 어려워지는 탄소중립이 아닌 일자리를 지키는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각각 생산량 세계 5위, 6위, 4위를 차지한 정유산업, 철강산업, 석유화학산업은 모두 경제성장을 이끌며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냈지만 이제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이 돼 앞으로 퇴출당할 수 있다”며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목록에는 미래에는 탄소저감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60 탄소중립’을 선언한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우리 산업을 접수할 수 있는데 일자리가 줄어드는 탄소중립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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