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부정행위 적발한 교사 "인생 망가뜨려주겠다" 폭언 피해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가 해당 학부모로부터 협박을 받은 교사가 결국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했다. 해당 교사는 수험생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로부터 “우리 애 인생을 망쳤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는 폭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청주고등학교에서 시험 감독관들이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뉴시스)

23일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 모학교의 A교사는 수능 당일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하던 수험생을 부정행위로 적발했다. 당시 해당 수험생의 종료 후 답안 작성 행위는 다른 감독관의 확인을 받아 최종 부정행위 처리됐다.

하지만 해당 학부모는 A교사의 근무 학교를 찾아와 1인 시위를 벌이면서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교사노조에 따르면 해당 학생의 어머니에 이어 본인을 변호사라고 밝힌 아버지가 A교사의 학교를 찾아와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며 폭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노조는 “수능 감독관의 이름표에 근무 학교가 기재되어 있지 않음에도 수험생 측은 교사 A씨의 이름만을 가지고 근무 학교에 찾아왔다”며 “교육청은 해당 교사의 근무교 등 개인정보가 어떻게 유출된 것인지에 대한 경위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 교사인 A씨는 결국 학교 측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했다. 학교 측은 폐쇄회로(CC)TV와 녹취록 등을 교육청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교사노조는 “해당 학부모들의 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으므로 이에 응당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교육청과 교육부는 A씨와 같은 피해교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수능 감독관 개인정보보호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