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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총재 "'사당오락'식 입시교육, 창의적 교육 저해"

박보희 기자I 2013.12.04 17:16:58

성균관대 '교육, 경쟁력 그리고 혁신' 주제로 토론회 개최

김용 세계은행 총재(오른쪽)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육, 경쟁력과 혁신’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왼쪽)과 대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사당오락(四當五落)과 같은 과도한 입시 경쟁은 미래에 필요한 창의적인 교육에 해가 된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한국 교육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4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교육, 경쟁력 그리고 혁신(Education, Competitiveness and Innovation)’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250석 규모의 모의법정은 교수와 학생들로 가득 차 토론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토론자들은 △글로벌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교육의 국제사회기여와 한국의 경험 △한국교육시스템의 변화 △미래사회에 있어 대학생들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김 총재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높은 교육열을 꼽았지만, 과도한 입시 경쟁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문맹률도 없고 교육평가 결과도 뛰어나 전 세계의 모범 사례”라며 “이같은 결과는 혁신적인 경제성장과 교육에 대한 열정과 투자, 가정 중심적 사회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교육의 성공 이면에 숨겨져 있는 학생들의 ‘사당오락’ 스트레스와 과도한 입시교육, 부모들의 교육비 부담, 시험 등 입시중심의 교육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루에 4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의 ‘사당오락’을 거듭 지적하며 “하루에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면 교육을 받는데 문제가 있다. 잠을 줄여가며 입시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교육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준영 총장 또한 입시 중심의 교육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총장은 “한국 사회가 교육에 대해 높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장점”이라면서도 “대학생 인구 감소와 대학의 자율성, 교육혁신에 있어 한국은 능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교육을 통해 이룬 경제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 교육 사업을 지원할 때”라며 “세계은행의 교육 지원 사업에 언제나 파트너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 빈곤과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김 총재는 국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빈곤과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가난을 퇴치하고 개발도상국 하위 40%의 빈곤층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러 나라들이 이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이 곧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데, 젊은 인재들이 일자리가 있어야 좋은 기술과 혁신도 나온다”며 “한국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취업을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김 총장은 “국제 사회가 높은 청년실업률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젊은이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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