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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해외펀드 `막차`에 몰리는 투자자

이후섭 기자I 2017.12.26 16:19:31

계좌 개설에 펀드 매수하려면 내일까진 가입해야
영업점 북새통에 전화문의 빗발…대기시간 `1시간`
펀드슈퍼마켓 해외주식펀드 고객수 연초대비 3배↑

2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본사 지점이 해외주식형펀드의 비과세혜택 일몰을 앞두고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로 평소보다 붐비고 있다.(사진=이후섭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 입점한 한국투자증권 본사 지점은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막차를 타려는 고객들로 평소보다 붐볐다. 해외주식펀드 전용 계좌를 개설하고 펀드 매수까지 마무리하려면 늦어도 27일까지는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을 불과 30여분 앞두고 몰려드는 고객 탓에 증권사 지점 창구직원들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전화로도 빗발치는 해외주식펀드 가입 문의 탓에 다른 업무는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한 대형 증권사 지점의 직원은 안내판에 적힌 예상 대기시간을 기존 40분에서 60분으로 고치기도 했다.

◇“막차 타자” 방문 고객 평소보다 50% 늘어

해외 주식형펀드의 비과세 혜택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연말까지 비과세 해외주식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 한해 향후 10년간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3000만원까지 세금을 물지 않는다. 펀드 가입뿐 아니라 매수까지 연내 이뤄져야해 데드라인이 임박했다. 비과세 펀드 가입시 결제시점이 보통 `T+3일(또는 4일)`에 해당하는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날 상품 가입을 마치려는 투자가가 대거 몰렸다. 한 증권사 본사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은 “이날까지 해외주식펀드 가입을 마무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증권사 본사에서도 아직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이 있어 늦게까지 펀드 가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도 “지점을 찾는 고객 수가 하루에 100명을 밑돌았는데 최근 2주 동안에는 평균 방문자 수가 150명을 넘긴 것 같다”며 “이 중 절반이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가입을 위해 지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테크에 관심 많은 30~40대가 주를 이루며 기존에 증권사 계좌를 가지고 있던 고객도 별도로 비과세 해외펀드 전용 계좌를 새로 개설하기 위해 찾는다는 설명이다. 신규 계좌 개설시 반드시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전용 계좌 내에서 펀드가 매수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계좌개설도 급증…베트남·중국펀드 몰려

고객들은 펀드 선택에도 신중을 기한다. 내년부터는 신규 펀드 가입이 불가능하기에 일단 연내 관심있는 펀드를 미리 가입해 놓고 1만원이라도 결제해야 한다. 추후 해당 펀드의 성과를 보면서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추가 매수를 진행하면 된다.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한 30대 남성은 “이전에 증권사 비대면 계좌를 개설했는데 펀드 선택 등이 쉽지 않아 지점을 방문했다”며 “베트남·중국 등 신흥국 펀드의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이들을 중심으로 5~6개 펀드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펀드와 4차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세안은 5% 이상의 연평균 경제성장률로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고 있고 중남미 각국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육성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영업점뿐 아니라 비대면 계좌 개설도 활기차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의 신규 개설 계좌수는 지난 9월까지 2000개 수준에 머물렀으나 10월(3160개), 11월(6092개)을 거쳐 이달 22일 기준 9353개로 급증했다. 이는 비대면과 오프라인 계좌개설을 합한 수치로 비대면 계좌 비중은 75% 수준이다. 연초 7920명이었던 펀드슈퍼마켓의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고객수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오며 지난 22일 기준 2만8799명으로 집계됐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비과세 해외주식펀드의 경우 미성년자도 가입이 가능하다”며 “미성년자의 경우 제도상 비대면 계좌개설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계좌개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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