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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다음 기준금리, 인상은 아냐"…‘고금리 장기화’는 불가피

김상윤 기자I 2024.05.02 15:05:28

금리인상 가능성 차단에 나섰지만…
'인플레 싸움' 자신감 과거보다 후퇴
연준 QT속도조절+재무부 ‘바이백’
증시엔 찬물…국채시장엔 호재로 작용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경기 위축 없이도 인플레이션을 잡아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기)를 만들겠다는 파월 의장의 자신감이 상당수 후퇴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틀째 모임을 갖고 기준금리를 현행 5.25~5.5%로 유지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은 11개월째 2%포인트를 유지했다. 당분간 한미 금리 차는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금리) 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현 정책은 제약적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데이터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더 큰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와 함께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해 양적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했다. 재무부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국채를 매입하는 ‘바이백’(Buyback·조기상환)을 이달 말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이 아닌 고금리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국채시장의 혼돈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월가는 연준이 기껏해야 9월 또는 12월께 한두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버코어ISI는 “파월 의장의 기본 메시지는 금리인하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이라며 “두 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경제가 강할 경우 12월이나 그 후까지 지연이 가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불가 선언에 환호했지만 동시에 금리 인하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발언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만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 QT속도조절에 재무부 ‘바이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4.64%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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