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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 다음은 '영앤리치'…백화점업계 "MZ세대 모셔라"

남궁민관 기자I 2022.06.15 15:37:04

보복소비 주춤하자 MZ세대 '스몰럭셔리' 주목
MZ세대 겨냥 롯데百 '멤버십'·신세계百 제휴카드 선봬
현대百 한발 앞서 작년 MZ 전용 멤버십·라운지 운영
3사 전체·명품 매출서 2030 비중 이미 절반 달해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백화점 업계가 ‘영앤리치(Young&Rich·젊은 부유층)’를 핵심 고객층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한때 백화점 최대 매출을 견인해온 ‘보복소비’ 열기가 잦아든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몰럭셔리’ 트렌드에 주목한 것으로, 멤버십과 제휴카드 등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이들 MZ세대 유치에 공을 들이고 나선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4층 VIP바에서 와이 커뮤니티 회원이 무료 커피 혜택을 받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MZ세대 전용 멤버십 ‘와이 커뮤니티(Y Community)’ 2기를 오는 8월 31일까지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와이커뮤니티는 20~35세 고객들을 위한 유료 멤버십 제도로, 잠실점에서 올해 1월 먼저 공식 출범한 후 3월부터는 본점에서 확대 운영해 누적 회원수 2000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성과는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와이 커뮤니티 1기 회원(본점 3~5월·잠실점 1~4월)들의 구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90%가량의 회원들이 재가입을 희망했다. 이에 이번 2기 회원(본점 6~8월·잠실점 5~8월) 모집에 나서게 된 것으로, 이들에게는 매월 2장의 10% 금액할인권과 무료 주차, 발렛 파킹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 고객들을 겨냥한 신규 제휴카드 5종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BC카드와 손잡고 △신세계BC 바로 세븐 플렉스 카드 △신세계BC 바로 클리어 플러스 카드 △신세계BC 바로 콰트로 플러스 카드 △신세계BC 바로 리워드 플러스 카드 △신세계BC 바로 아시아나 플러스 카드 등을 선보였다.

바로 세븐 플렉스X 카드는 SSG페이 등 간편결제 등록 시 7% 할인 혜택을, 바로 콰트로 플러스 카드는 백화점과 면세점, 이마트 등 신세계 오프라인 쇼핑 공간에서 월 최대 3만원의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바로 리워드 플러스 카드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에서 결제 금액의 최대 30%를 페이북 머니로 적립해 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업계 최초로 MZ세대 전용 VIP 멤버십 ‘클럽YP’를 선보였다. 젊음을 뜻하는 ‘영(Young)’의 앞 글자와 우수고객을 뜻하는 ‘VIP’의 마지막 글자를 따 클럽YP라 이름 지은만큼 올해 기준 39세 이하(1984년생)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발렛파킹 서비스, 명품 구매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 혜택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0월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클럽 YP 라운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클럽YP 라운지’.(사진=현대백화점)


주요 백화점 3사가 MZ세대에 주목한 것은 이들의 스몰럭셔리 트렌드가 각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정KPMG가 최근 발간한 ‘럭셔리 시장을 이끄는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화점 3사의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중은 롯데백화점이 45.4%, 신세계백화점이 50.5%, 현대백화점이 48.7%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2030세대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도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보복소비가 잦아들면서 돌파구를 찾던 백화점 업계가 MZ세대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정KPMG는 “친구의 SNS에 보이는 명품 가방, 평소 즐겨보던 유튜버의 플렉스 후기 등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성되고 빠르게 공유되는 콘텐츠는 디지털 정보 사회의 소비 네트워크 효과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며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는 빈도가 높은 MZ세대는 자연스럽게 강한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럭셔리 제품 구매에 관심을 갖게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럭셔리 리셀(되팔기) 시장의 활성화로 언제든지 구매한 제품을 되팔아 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부족한 MZ세대가 럭셔리 소비에 뛰어들 수 있게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이커머스 확대로, MZ세대들은 가벼운 소비에서는 최대한 저렴하게 소비를 하는 반면 나를 위한 소비에서는 비싼 가격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양극화된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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