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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은 류현진 "내가 잘못 시작한 걸 끊겠다는 마음이었죠"

이석무 기자I 2024.04.11 22:29:12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 3-0으로 승리한 한화 류현진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돌아온 몬스터’ 류현진(37·한화이글스)은 승리투수가 확정되는 순간 더그아웃에서 환하게 웃으며 나왔다. 특히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5연패를 자기 힘으로 끊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더 컸다.

류현진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동안 실점없이 1피안타 2볼넷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잡는 완벽투로 한화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KBO리그 복귀 후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아울러 KBO리그 통산 승수를 99승으로 늘렸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12년 9월 25일 두산베어스전 이후 4216일 만이었다.

류현진은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선 2패만 기록했다. 초반에 잘 던지다가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난타를 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바로 직전 등판이었던 이달 5일 키움히어로즈전(4⅓이닝 9실점)에서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5회에 무려 9점을 내주는 최악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날은 달랐다. 우리가 아닌 류현진의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 빠른공을 줄이고 대신 체인지업과 커브, 컷 패스트볼 등 변화구를 훨씬 많이 던졌다. 94개 투구수 가운데 직구는 32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는 67개, 볼은 27개일 만큼 제구가 완벽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류현진이 완벽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준 덕분에 복귀 첫 승과 함께 팀의 연패를 끊어줬다”며 “정말 노련한 피칭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로 인해 연패가 시작됐다. 경기 전에 투수코치에게 ‘내가 잘못 시작한 걸 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매 경기 집중하려고 했는데 계속 실점을 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은 다행히 그걸 잘 넘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번 키움전 9실점 이후 충격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 류현진은 “당일 조금 충격을 받았다”면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으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오늘은 경기가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직접 꼽은 호투 비결은 체인지업이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체인지업이 말썽이었는데 그 부분을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며 “팔 스윙을 조금 빠르게 하면서 직구랑 최대한 비슷하게 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동안 몸상태는 괜찮았는데 제구 문제가 컸다”면서 “오늘은 제구에 신경 써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환하게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팬들의 환호성을 더 빨리 들었어야 했는데 아쉽다. 오늘은 경기 후가 더 좋았던 것 같다”며 “팬들이 매 경기 많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는데 그만큼 집중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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