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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기술유출 혐의, 인니 기술자 압수수색…KAI 본사도 대상

김관용 기자I 2024.03.15 16:42:55

경찰, 이틀째 인니 기술자 2명 등 압수수색
혐의자들 주거지와 KAI 사무실서 자료 확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경찰이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관련 기술 유출 혐의를 받는 인도네시아 기술자들 주거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이틀째 인도네시아 기술자 A·B씨의 주거지와 경남 사천 KAI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방위사업청·국군방첩사령부·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조사팀이 지난달 2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지 24일 만이다.

A씨는 KF-21 개발 과정 등 다수의 자료가 담긴 USB를 유출하려다 지난 1월 적발돼 방위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추가 입건된 B씨의 경우 설계도면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무단으로 촬영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이용해 KF-21 관련 6000건이 넘는 자료를 보관해왔던 만큼 이들의 USB와 휴대전화 등도 압수 대상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컴퓨터와 USB, 휴대폰 등을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쳐 혐의점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KF-21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3차원(3D) 컴퓨터 지원 설계(CAD) 프로그램 ‘카티아’의 저장파일 등 핵심 기술이 유출된 정황이나 기타 핵심 기술 유출이 확인된면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질 전망이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법 제50조에 따르면 방산업체에서 방산 물자의 생산·연구에 종사했던 사람이 업무 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KF-21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4.5세대급 전투기다. 2016년 사업을 시작했고 총개발비는 8조 원대에 달한다. 인도네시아 측은 KAI와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 7000억원을 2026년까지 분담하는 공동 개발 계약을 맺고 기술진을 KAI에 파견했다. 그러나 현재 1조원 가량의 분담금을 연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산 전투기 KF-21 시제2호기가 비행시험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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