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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진료 계도기간 종료…닥터나우 ‘병원예약’으로 사업전환

김정유 기자I 2023.08.31 15:18:41

31일 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 맞춰 앱 개편
의사상담·병원예약 및 건강매거진 서비스로
우주케어·솔닥·나만의닥터 등 잇단 사업전환
외부변수로 떠밀리듯 사업개편, 업계 “아쉽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장지호 회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5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대통령께 보내는 호소문’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원격의료산업협의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31일 종료되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 업체들의 사업에도 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플랫폼 1위 업체 닥터나우가 ‘실시간 병원 상담 및 예약’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개편키로 했고, 이밖의 다른 업체들 역시 재진 중심 비대면진료 사업, 온라인 처방(EMR) 인프라 제공 등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닥터나우는 이날부터 증상 검색, 실시간 의료진 상담, 병원 찾기 및 예약 서비스를 골자로 한 신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총 2500개 증상과 질병 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현재 상태와 근접한 질병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닥터나우는 이같은 서비스를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도 이날 오후 늦게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닥터나우는 의료진 검수를 통해 1200여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한 건강 매거진을 제공할 예정인데, 이용자들은 질병, 시술, 건강 관리 등 다양한 의료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위치 및 과목 기반으로 주변 병원을 찾고 병원들의 상세 정보와 이용자 후기 기반으로 최적의 병원을 선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이같은 닥터나우의 신규 사업 론칭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기폭제가 됐다. 기존엔 비대면진료 사업만 운영해왔던 닥터나우는 31일부로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끝나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업을 모색하게 됐고, 결국 ‘병·의원 중개 및 정보 포털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다만, 비대면진료 서비스 자체를 접는 건 아니다. 시범사업안에 맞게 재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를 운영하긴 하지만 신규 사업에 더 무게추를 둘것으로 보인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비대면진료에서 벗어나 의료 서비스의 확장을 모색하고자 했다”며 “의료 서비스 이용의 전과정에서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선보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관 종료와 함께 지침 위반시 청구금액 삭감, 행정처분 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이전 플랫폼 업체들이 주로 서비스해왔던 초진 중심의 비대면진료 자체가 섬·벽지나 장애인 등으로 영역이 좁아지는만큼 사실상 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플랫폼 업체들은 닥터나우처럼 사업을 개편하거나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바뀌지 않으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비대면진료 서비스 ‘우주약방’을 운영하던 코레시옹비탈레도 브랜드명을 ‘우주케어’로 바꾸고 재진 중심 비대면진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병·의원들과 제휴를 맺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체 굿닥은 시범사업 지침에 맞게 비대면진료 약 배송을 중단하고, 대면 진료 예약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솔닥은 시범사업 계도기간 종료와 발맞춰 자체 사업 부문을 개편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 대상으로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의료기관 대상의 영상 진료, EMR, 고객관리(CRM) 인프라 솔루션 등을 종합 제공하는 기업거래(B2B)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나만의닥터’도 지난 30일부로 비대면사업을 중단하고 향후 건강관리 콘텐츠, 대면진료 예약 서비스에 집중키로 했다. ‘체킷’을 운영하는 쓰리제이도 현재 비대면진료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 질미생물 검사 서비스로 사업을 전환한 상태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 중에 서비스를 중단한 플랫폼 업체는 6곳이 넘는다. 현재 사업을 전환한 플랫폼들도 영역이 대부분 비슷하다. 의료 콘텐츠, 진료 예약 중개 등이 대표적이다. 돌연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이었던만큼, 급하게 사업 전환을 모색한 흔적이 엿보인다. 향후 플랫폼 업계에 균열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타다 사태’ 때도 기업이 다른 사업으로 전환해 업을 유지하긴 했지만 동력을 잃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도 생존을 위해 사업 개편을 진행하곤 있지만, 떠밀리듯 이뤄진 것이어서 아쉬운 측면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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