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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휘는 영어유치원비 ‘월 121만원’…대학등록금 2배

신하영 기자I 2024.03.25 13:54:07

강득구 의원, 전국 유아 영어학원 사교육비 공개
교습비·급식비·차량비 등 월평균 학원비 121만원
연간 환산 시 1452만원…대학 등록금의 2.14배
유아 감소에도 영어유치원, 615곳→842곳 증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사교육비(교습비·기타경비)가 121만원으로 조사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총 1452만원으로 대학 등록금의 2배가 넘는다.

충북 제천 용두초병설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팡팡놀이터 체험학습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사진=제천교육지원청 제공)
25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유아 영어학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110만9000원에 달했다.

학부모들은 교습비 외에도 급식비·피복비·차량비·모의고사비 등 기타경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월평균 기타경비는 총 10만1000원이다. 자녀를 유아 영어학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로 월 121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9만5200원이다. 유아 영어학원의 학부모 부담 비용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452만원으로 대학 등록금의 2.14배에 달했다.

시도별 유아 영어학원 비용은 세종시가 148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 142만5000원 △서울 141만7000원 △충남 137만4000원 순이다.

특히 유아 영어학원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전국 유아 영어학원 수는 2019년 615곳에서 2021년 718곳, 2022년 811곳, 2023년 842곳으로 증가했다.

강득구 의원은 “유아 영어학원 졸업 후 유명 초등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가 7세 고시로 불릴 정도”라며 “학령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아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많은 아이들이 영유아 단계에서부터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소득별 격차가 사교육 비용 지출과 비례하고 있다”며 “이는 부모의 배경에 따른 교육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공교육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가 작년 한 해 17개 시도교육청 내 유아 영어학원을 특별점검한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된 곳은 303곳, 적발 건수는 522건에 달했다. 위반 유형으로는 ‘학원명칭 표시 위반(온라인 부당 광고 포함)’이 6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교습비등 초과징수, 미반환, 영수증미교부 63건 △강사채용 해임 미통보 53건 △교습비 게시·표시 위반(내부, 옥외, 인터넷 등) 43건이 뒤를 이었다.

2023년 12월 기준 시도별 유아 영어학원 월평균 교습비·기타경비 현황(단위: 천원, 자료: 강득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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