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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곽상도, 실제 컨소시엄 와해 막았다면 '50억'보다 더 줘야"

한광범 기자I 2022.06.08 15:08:06

곽상도 재판서 주장…"와해됐다면 사업 자체 무산"
"김만배, '곽상도가 컨소시엄 와해 막았다' 설명"
김만배측 "하나은행 호반 제안 거절, 곽상도 무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가 “실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역할이 있었다면 50억원보다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진술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곽 전 의원의 아들을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게 했다. 그는 대리로 퇴직한 곽 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건넸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막아주는 대가로 아들을 통해 뒷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민간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하나금융그룹을 향해 호반건설이 2015년 뒤늦게 사업 참여를 제안하던 상황에서, 곽 전 의원이 대학 동창인 하나금융 김정태 당시 회장을 통해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하나은행이 빠지면 대장동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이었다”며 “곽 전 의원이 실제 컨소시엄 와해를 막았다면 50억원도 부족하다.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천억원이 걸린 사업이 무산될 위기를 실제 막았다면, 그 대가는 훨씬 더 커야 한다는 취지다. 남 변호사는 다만 실제 곽 전 의원의 역할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김씨,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만난 곽 전 의원으로부터 ‘컨소시엄 와해를 막았으니 기여를 인정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씨가 ‘곽상도 아들을 통해 곽상도에게 50억원을 줄 것’이라는 말을 2019년부터 자주했다”면서도 “이 돈이 컨소시엄 와해를 막아준 대가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의원을 처음 본 것은 컨소시엄 와해를 막았다는 2015년보다 2년 뒤인 2017년’이라고 진술했다”며 “하나은행이나 호반건설 관계자 누구도 곽 전 의원 때문에 하나은행이 호반건설 제안을 거절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지난 재판에서 당시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의 만남에 대해 “돈을 달라는 곽 전 의원과 못준다는 김씨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며 “김씨가 탁자를 치며 ‘없는데 어쩌라는 거야’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김씨로부터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에 제안한 컨소시엄 구성을 곽 전 의원이 막아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김씨가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형이 김 전 회장에게 전화해 그걸 막아줘 사업자에 선정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오직 김씨로부터 그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뿐, 실제 곽 전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제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은 이와 관련해 “김씨가 이전보다 더 좋은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을 보고 ‘돈을 많이 벌었으면 후원금을 내라’고 농담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도 “어떤 이유로 돈 이야기를 한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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