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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9구조대 일평균 3500여회 출동…이태원 참사 탓 행사장 순찰 급증

이연호 기자I 2024.02.15 12:00:00

작년 130만9614회 출동·65만3165건 처리·11만7771명 구조
위치 확인 활동 6만7586건, 전년 比 98.5% 급증…"독거노인 증가 등 영향"
구조 인원 50대가 최다…행사장 안전 활동 636건, 전년 比 150% 증가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해 119구조대가 하루 평균 3500여회 출동해 323명을 구조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난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행사장 등을 순찰하는 행사장 안전 활동이 지난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소방청.
소방청은 지난해 구조 활동 및 생활안전 활동을 분석한 결과 총 130만9614회 출동해 65만3165건을 처리했으며 11만7771명을 구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3588회 출동해 1788건을 처리했고, 323명을 구조한 셈이다.

구조 활동과 생활안전을 구분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구조 활동(처리 건수)은 전년 대비 4.22% 줄어든 반면, 구조 인원은 8.1% 증가했다. 생활안전 활동은 전년 대비 1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조 활동 중에서는 위치 확인 활동이 6만7586건으로 2022년도의 3만4045건보다 98.5% 급증했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 또는 지인으로부터 119 신고가 접수돼 거주지 등으로 출동해 신변 확인을 한 경우는 5만3935건으로 전년도의 2만4957건보다 무려 2만8978건(116.1%)이 증가했고, 경찰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아 실종자를 수색한 건수는 7819건으로 2022년의 5137건에 비해 2682건(52.2%) 증가했다.

이처럼 위치 확인 활동이 급증한 것은 엔데믹 시대 야외 활동량 증가, 치매인구·1인 가구 증가, 고령화, 강력 범죄 관련 언론 보도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 조성 등으로 보인다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 및 경찰청, 중앙치매센터의 통계 수치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위치 확인 활동은 공동주택에서 3만6666건이 발생해 전체 위치 확인 활동의 54.3%를 차지했으며, 이는 실종자 수색이 아닌 대부분 거주지에 대한 신변 확인 건으로 9013명에 대한 신변 확인이 거주지 내에서 이뤄졌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이 2601명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특히 거주지에 대한 신변 확인은 대부분 1인 가구에서 많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독거노인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자체, 경찰, 사회복지 기관과의 공조 체계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 인원 10만5663명을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1만4527명으로 전체의 16.54%로 가장 많았다. 사고 유형별로는 교통사고와 산악사고에서 50대의 구조 비율이 높았다.

생활안전 활동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행사장 안전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행사장 안전 활동이란 행사장, 공연장, 집회 등 사람이 밀집하는 곳에서의 사고 위험 요인을 예방하고 사전 안전 조치를 위해 현장을 순찰하고, 구급차 등 소방차량을 근처에 대기시키는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행사장 안전 활동은 지난해 636건으로 2022년 254건에서 150%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다중밀집사고 이후 행사·축제 등에 대한 소방안전 관리를 강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소방에서는 신속·최대·최고 대응을 원칙으로 구급차 등 소방차량의 행사 장소 근접 대기, 순찰 강화 등의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또 구조 활동이 집중된 여름철 집중호우 시기와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있던 시기의 구조·생활안전 활동을 살펴보면 ‘수난 사고’, ‘붕괴·도괴’, ‘장애물 제거 및 안전 조치’, ‘피해 복구 지원’ 활동이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집중호우가 발생했던 7월 14~15일과 태풍 카눈이 상륙한 8월 10일에 활동이 집중됐다. 특히 8월 10일에는 ‘장애물 제거 및 안전 조치’ 활동이 636건으로 평상시 하루 평균 49건에 비해 13배나 증가했다. 해당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가장 많은 붕괴(도괴) 사고가 발생한 시·도는 경상북도였다. 경북은 이 기간 653건으로 전국 3452건 중 18.9%를 처리했다. 특히 경북 예천군에서는 7월 15일에 8개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7명이 실종됐는데, 수색 7일 차까지 15명을 발견했다. 남은 2명의 실종자도 9월 20일까지 총 68일 간 누적 인원 1만9010명(하루 평균 279명)을 동원해 수색햇으나 결국 발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소방청 김학근 구조과장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 활동이 2022년에 비해 11% 이상 증가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소방 서비스가 단순히 사고로부터 인명을 구조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지난해 구조·생활안전 활동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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