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국·영·수 다 어려웠다…영어는 '역대급'수준

신하영 기자I 2022.07.05 12:00:00

교육과정평가원,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발표
국어·수학 ‘불수능’ 지난해 수능과 표점 최고점 동일
영어 1등급 5.7%…“역대급 어려웠던 2019와 비슷”
‘문과 불리’ 현실화에 미적분 응시 늘고 확통 감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9일 대구 경북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달 9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어·수학은 ‘불수능’으로 평가받은 작년 수능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동일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역시 1등급 비율이 작년 수능보다 하락하며 ‘역대급’ 난도를 보였던 2019학년도 수능과 비슷하다는 평가나 나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5일 이러한 내용의 ‘2023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상대평가로 치러진 국어와 수학은 ‘불수능’으로 불린 작년 수능에 이어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작년 수능(149점)과 같았다. 표준점수는 응시생 간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한다. 작년 9월 모의평가의 경우 표준점수(표점) 최고점은 127점으로 비교적 평이했지만, 같은 해 수능에선 표점 최고점이 22점이나 상승했다.

수학 역시 불수능이었던 작년 수능에서 표점 최고점(147점)이 9월 모의평가(145점)에 비해 2점 상승하면서 어렵다고 평가받았다.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도 수학 표점 최고점은 147점으로 작년 수능과 같았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역시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5.7%에 그친 탓이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7~8%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작년 수능에선 이 비율이 6.2%에 그치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모의평가에선 5.7%로 1등급 비율이 더 축소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작년 수능 국어·수학이 매우 어려웠던 시험으로 평가받는데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표점 최고점이 동일한 것으로 봐서 난도가 높았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영어는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2019학년도 수능(1등급 5.3%)이 가장 어려웠는데 그 수준과 비슷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오는 11월 17일 치러질 2023학년도 수능에서도 문·이과 통합 기조가 이어진다. 수능 예행연습에 해당하는 이번 모의평가도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치러졌다. 그 결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학에서 문·이과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문과 불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평가원은 수학 선택과목 간 표점 최고점 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적지 않은 격차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기준 문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 응시생이 받은 표점 최고점은 142점, 이과생이 주로 택하는 미적분 응시생의 표점 최고점은 146점으로 집계됐다. 표점 최고점은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다. 같은 만점을 받은 수험생 간에도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표점 4점이 갈린 셈이다.

이런 점수 차는 선택과목에 따라 원점수를 보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확률과 통계보다 미적분 응시생들의 공통과목 점수가 높기에 같은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가 차등 조정되는 것. 이는 공부를 잘함에도 불구, 응시한 선택과목이 어려울 때 받을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이지만, 문과생들이 표점에서 손해를 본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과생이면서도 미적분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모의평가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생 비율은 42.8%로 작년 6월 모의평가(37.1%)보다 5.7%포인트 상승했다. 확률과 통계를 응시할 경우 표점에서 손해본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미적분 응시생 비율이 △37.1%(작년 6월 모의평가) △39.3%(작년 9월 모의평가) △39.7%(작년 수능) △42.8%(올해 6월 모의평가)로 꾸준히 상승한 것이다. 반면 확률과 통계 응시생은 같은 기간 △55.4% △52.8% △51.6% △51.5%로 꾸준히 줄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지난해 6월 문과학생 중 미적분 선택 학생은 7031명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9878명으로 40.5%(2847명)나 증가했다”며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이 불리하다는 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총 39만3502명으로 이 중 재학생이 83.5%(32만8489명), 졸업생·검정고시 출신자가 16.5%(6만5013명)를 차지했다. 사회·과학탐구 응시자 중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19만2644명, 과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18만1111명이다. 두 영역을 조합해 응시한 수험생은 1만975명이었다.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추이(자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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